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한승조 전 고려대 교수, 칼 마르크스, 장 자크 루소, 헤밍웨이, 행동하는 지성 사르트르, 러시아의 대문호 레오 톨스토이, 철학자 버트란트 러셀 등 이들 지성인 내지 유명인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면 과연 무엇일까.
 먼저 마르크스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 연구에 천착했지만, 정작 그의 집에서 수십년간 일했던 하녀에겐 동전 한 닢 지불하지 않았다. 그리고 〈에밀〉 〈사회계약론〉, 〈학문과 예술론〉 등 교육에 관한 저서들로 유명한 장 자크 루소는 실생활에선 아이들에게 거의 관심을 갖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자신의 아이 다섯을 고아원에 내다버렸다.
 또한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불륜을 사회악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그 자신은 밤낮 안 가리고 사창가를 드나들었으며, 철학자 버트란트 러셀은 바람직한 토론문화 정착을 외치면서도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막후에서 저주했다.
 현장소설가 헤밍웨이는 진솔과 진실이 작가의 최고 미덕이라 했지만 실생활에선 거짓말을 밥 먹 듯 했으며, 행동하는 지성으로 유명한 사르트르는 실은 전형적인 남성 우월주의자로서, 여성을 인간으로 인정하기를 거부하였다.
 우리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재임기간 동안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겠노라 하고서는 정작 자신은 부동산투기로 막대한 부를 쌓고 있으며, 한승조 전 고려대교수는 민족의 자주와 정통성 운운 하면서, 1985년 한국도덕정치교육연구소장직을 맡더니, 이제 와서는 일제 식민지기가 오히려 우리에겐 축복이었다는 망언을 서슴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말 중 하나가 "지행합일"(知行合一)이 아닌가 한다. 입으로는 정의와 도덕, 사회 공익을 외치면서, 실상은 "공공의 적"인 지식인들이 너무나 많다.
 ""지식인들을 조심하라는 것이다. 우리는 그들을 권력의 조종간에서 멀찌감치 떼어놓는 데 그치지 말고, 그들이 집단적인 조언을 내놓으려 들 때는, 그들을 특별한 의혹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지식인들의 위원회를, 회의를, 연맹을 경계하라. 그들 이름이 빽빽하게 박힌 성명서를 의심하라"
 영국의 저명한 언론인인 〈벌거벗은 지식인들〉의 저자 폴 존슨의 말이다.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잠언은 그 펜 소유자의 실천력이 뒷받침 될 때, 혹은 내용에 부합되는 책임 있는 행동이 수반될 때 통하는 말이다. 알면서 행하지 않거나, 그 앎과 반대되는 삶을 살 바엔 차라리 일자무식이 나을 것이다. 시인·울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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