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맥주에 돼지고기는 장마철에 어떨까. 보리는 겨울 기운을 듬뿍 받으며 자란다. 돼지는 꿀꿀거리며 주는대로 먹는 음기의 대표다. 긴 장마철은 온 집안과 기분까지도 칙칙하게 만드니 음기가 덜해야 한다. 복날 삼계탕과 보신탕을 즐기는 이유가 뭘까. 닭은 동트는 이른 새벽이면 어김없이 차오르는 오르가즘을 주체 못해 꼬끼룒高氣룓오 하며 동네방네 소문을 낸다. 어느 변강쇠가 새벽 양기를 참지 못해 밑을 싸들고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해결을 요구하던가. 원효대사가 황금 도끼자루룒?룓 들고 호객행위 한 일 빼고는.

또 개도 닭처럼 목소리가 세다. 대체로 목소리 강한 사람들이 정력이 좋다. 목이 약하면 개장국을 부지런히 먹으라고 권한다. 개와 닭은 가을 기운의 총아다. 가을은 금속의 힘이요, 폐활량이다. 정력은 지구력과 비례한다. 어느 점잖은 스님이 "정력 좋다는 것은 한 걸음 가다 쉬고, 두 걸음 가다 쉬는 놈은 정력이 없어. 열 번하고 또 허리 펴는 그 놈이 정력 좋은기여"리고 한 말은 경험에서 오신 식견이다.

가을은 숙살룒肅殺룓 지기로 남을 치고 패고 죽이고 피멍을 들게 한다. 여름의 그 무성한 산천초목들도 가을 앞엔 울긋불긋 단풍으로 붉게 피바다가 되고. 그래서 가을철은 도끼로 찍고, 총으로 쏘고, 탱크로 밀고, 쇠 몽둥이로 치는 전쟁의 금속 성질이 강해. 이런 쟁투룒투견·투계룓의 성질이 개와 닭에게 제일 많아 여름철 보양식으로 애용하는 이유 같다.

또 가을은 폐요, 겨울은 신장이다. 금기룒닭·개룓를 많이 섭취해야 폐가 튼튼해지고 신장도 튼튼해진다. 신장이 튼튼해야 정력이 좋고 생식도 많다. 생식기가 붙어 있는 신장을 보신룒補腎룓하자고 보신탕이다.

금수룒金水룓를 강하게 지니고 태어나면 여름을 잘 이긴다. 물기가 부족하게 태어난 사람은 호수나 바닷가, 강변 주위를 좋아하고 아니면 이름자에 물을 보태거나 운명적으로 물 근처에 사는 수가 많다. 물은 반석에서 나온다. 돌룒반석룓은 차다. 그래서 물기로 태어난 사람은 다른 사람들보다 냉정하고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간다. 금룒반석룓은 물의 어머니다. 물이 부족한 사람이 사주에 반석이 많아야 한다. 자신의 기운이 부족하면 부모나 형제와 친구의 도움을 받는 이치다. 동업자는 대체로 자신의 기운이 부족하고 반면 동업을 깨는 사람은 자기가 엄청 강하기 때문이다. 물이 부족하면 죽어서도 바다나 호수와 강이 보이는 곳이면 더욱 발복하는 이치가 그럴 듯 하다.

반대로 물이 부족한 사람이 물이 없는 곳에 살면 항시 어려움이 떠나지 않는다. 물 기운이 부족하면 꾀가 부족하고, 물 담는 그릇 신장 방광이 실하지 않고 지구력, 정력이 남보다 떨어지니 보신이 필요할 것 같다. 이런 사람이 금 기운이나 물 기운을 보강하는 시절이 와야 사업도 피고, 공천도 받고, 진급도 하게 된다. 문무대왕은 수기가 왕운으로 대발하여 삼국통일 위업을 이루었고 무덤도 동해 앞 바다를 택했다.

또 사주에 살기가 많아야 권력도 쥐고 부하를 거느리고 남을 눌리고 산다. 사주가 평범하면 평범한 직업을 가진다. 어느 대통령 처럼 강심장을 지니려면 사주가 후안무치형이 되어야 하고, 도끼나 칼을 몇 개씩 들고 있어야 수 백명을 죽이고, 남의 돈을 수 천억 떼먹고도 한 푼 없다는 배짱이 생긴다. 대체로 사주가 강하고 살기등등 해야 위엄을 지닌 지도자가 되고 통솔력도 갖춘다. 남의 지도자가 된다고 성공한 사람은 아니다.

금기와 수기가 약한 사람은 천성산 미타암 머리룒金鳳頭룓 위를 자주 타라. 이 곳 만큼 기가 강하고 힘찬 바위도 천하에 보기 드물다. 미타암이 붙어 있는 산 자체가 엄청난 겹겹의 암반이다. 그래서 이 곳은 물이 항상 넘쳐나는 법수동천이 있다. 암반이 강하면 물이 강하다는 증거를 보이는 자리다. "사랑하는 사람과 범수동천 사랑바위에서 사랑을 한 번 나누면 아미타 세상으로 가는 티켓을 받는다.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법수동천에서 당당히 사랑놀음 나눌 사람이 없으니 아미타 부처님이 계시는 곳을 언제나 텅 비어있다. 이곳을 지나는 선남선녀들은 반드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라는 팻말에 뜨거운 차를 뻘꺽뻘꺽 마셨다. 문수학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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