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진산 무룡산, 무룡산에는 유달리 과실나무가 많다.

백과사전을 찾아보면 진산이란 지난날, 도읍이나 성시(城市) 등의 뒤쪽에 있는 큰 산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그 동네 주민들이 생활을 의지하고 정신적인 지주로 삼았던 산을 일컫는다고 할 수 있다.

무룡산과 그에 잇닿은 동대산은 옛부터 울산사람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울산사람들은 이 산에서 머루와 다래, 어름 등을 비롯한 각종 과실과 약초 등을 따내고 캐냈다.

차를 타고 국도를 운전하다 보면 민둥산 처럼 별 멋도 없지만 그 속에 들어가 보면 이 산이 왜 옛날부터 울산의 진산이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

무룡산의 생태계가 가장 발달한 곳은 송정저수지 부근. 이 곳에서 일명 도둑골을 따라 계곡으로 올라가다 보면 갖가지 과실나무를 만난다. 어름넝쿨과 다래넝쿨, 개암나무나 곳곳에 도열해 있고 산달팽이, 각종 개구리, 뱀 등 동물 생태계도 다양하다.

도둑골이 이처럼 다양한 생태계를 갖추고 있는 것은 이 계곡과 연결된 송정저수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항상 물이 가득한 송정저수지의 안개가 골짜기를 늘 습하게 하고 있고, 습하고 물이 많은 계곡에는 여러 동식물들이 자생하면서 먹이사슬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또 동대산과 무룡산은 서로 능선을 같이 하면서 시내쪽과 동해바다를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한다.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한쪽으로는 울산시내, 또 한 쪽으로는 강동·신명 등의 동해바다를 굽어볼 수 있다.

이런 조건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 북구청은 동대산과 무룡산 일대에 종합계획을 수립해 산악자전거 코스 등 다양한 체육시설을 설치하고 있다.

그러나 명심해야 할 것은 동대산과 무룡산의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태계가 무너진다면 체육시설의 의미는 반감되고 말 것이다.

이재명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