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시 명동 음지도 일대에 조성된 진해해양공원은 한창 조성 중인 진행형 공간이다. 지난해 3월 '군함 전시관' '해전사 체험관' 등 일부 시설물을 먼저 개관했다. 해양생물테마파크가 오는 4월 중에 완공된다. 지금은 육지에서 바라다 보이는 음지도 북면만 부분 개발이 됐지만 점차 음지도 전체로 확장 개발할 예정이다. 바다가 바라보이는 리조트나 해양레포츠 체험장, 수족관, 씨푸드 음식점 등이 2~3년 안에 들어설 계획이다. 아직 볼거리가 부족할 듯해서 좀 더 시간이 지난 뒤 찾을까 했지만 군함 내부를 볼 수 있다는 소리에 아이들의 성화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하루 나들이 코스로 적정한 거리인데다 아이들도 비교적 만족했다.

해양공원이 조성된 음지도는 진해 앞바다에 떠 있는 섬이다. 지난해 11월 육지와 섬을 잇는 음지교가 개통됐다. 그 전까지는 배를 타야 했다. 음지교 난간에서는 1시간 간격으로 분수가 뿜어진다. 물길이 바닷바람을 타고 허연 물안개를 연출한다. 야간에는 색색의 조명이 켜진다.

해양공원은 110m 길이의 강원함(2천500곘급) 내부를 공개한 '군함전시관'과 동서양의 해전사를 소개하고 가상체험공간 등을 마련한 '해전사체험관' 두 곳으로 구성돼 있다.

4층 높이의 강원함은 70년 전 미국에서 건조된 뒤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다고 한다. 지난 78년부터 한국 해군에서 사용하다가 2000년 퇴역한 군함이다. 바닥에 화살표를 표시해 그 길을 따라 관람을 하도록 해놓았다. 전함을 둘러보는 내내 전쟁 포성이 곁들여진다. 여기저기에 인공센서도 달려있다. 사람이 들어서면 '전투정보실' '레이다실' '상부음탐실' 등 각 공간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나 효과음이 끊이지 않는다. 앞 뒤 4곳의 미사일 발사대와 어뢰가 있는 곳엔 따로 벨을 두어, 누르기만 하면 발포 순간의 포성을 더 실감나게 연출한다.

배 속 체험에 기대가 부풀었던 아이들이 "꼭 미로체험 같다"고 말한다. 한 사람만 지나다닐 수 있는 비좁은 통로에다 천장도 낮고 낡은 배관이 어지럽게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주갑판(1층)과 가장 낮은 하갑판에는 취사병과 의무병, 침장에 누운 병사들의 모습이 모형으로 재현 돼 있다. 무방비 상태에서 인형과 마주친 아이들이 흠칫 놀랐다. 암회색 일색의 삭막한 군함 분위기에 잔뜩 주눅이 들고, 코너를 돌 때는 괴기 해양영화를 보는 것 같이 오싹해질 때도 있다.

최고층 최상갑판에 있는 함상 카페가 이색적이다. 2천~3천원을 내면 커피와 맥주 등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실내가 넓지는 않지만 진해 앞바다가 훤히 보이는 큰 창이 있다. 이밖에도 함장실과 사관실 등 전함 곳곳에 커피자동판매기가 설치된 쉼터도 있다.

군함 내부도 신기하지만 아이들은 '해전사 체험관'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냈다.

여러 체험전시실이 테마별로 나뉘어져 있는데 그 중 '해전체험 시뮬레이터'라는 공간이 제일 인기다. 3평 남짓 밀폐된 공간으로 들어서면 앞서 둘러보았던 군함 내 최전방 조정실인 함교 내부가 재현돼 있다. 마치 전장의 중심에 서 있는 듯 스크린에선 실물과 흡사한 적함들이 눈앞에서 왔다갔다 한다. 스피커를 통해 함장의 다급한 명령이 떨어지고 비상벨이 시끄럽다. 실제로 파도를 가르는 군함을 조종하는 기분이 들도록 바닥이 상하좌우로 기울어지고 난리다. 아직은 공원을 찾는 이가 많지 않아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가상체험을 할 수 있다.

비좁은 공간에 마련됐지만 잠수함 내부에서 듣는 바닷 속 생물의 소리나 파도 소리도 아이들에겐 퍽 인상적인 모양이다. 헤드폰을 낀 채 다양한 소리를 들려주는 단추를 누르기에 여념이 없던 아이는 "돌고래 소리가 꼭 새소리 같다"고 말한다. 7살짜리 아이는 "꼭 고래박물관 같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장생포 고래박물관과 건물 외형이나 마감재 등이 비슷하기도 하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해양생물테마파크와 놀이시설이 완공될 때 다시 한번 더 찾아도 좋을 듯 하다.

******찾아가는 길******

부산 방향으로 고속도로를 타고 달린다. 서김해I.C를 지나 장유 방향으로 들어선 뒤 창원 터널 입구로 빠져 나온다. 직진해서 창원 터널과 안민터널을 차례로 통과한다. 창원터널에서 안민터널은 3~4분 거리에 있지만 중간에 여러 갈래로 길이 나뉘기 때문에 주의한다. 초행자라면 비상등을 켜고 천천히 운행하는 것이 낫다. 안민터널을 통과하면 바로 '진해해양공원 8.8Km'라는 좌회전표시가 나온다. 표시를 따라 5분 정도 달리면 좌측으로 Stx조선소 골리앗이 보이는데 조선소를 끼고 해안도로로 접어들면 해양공원 입구 음지교를 만난다. 울산에서 1시간20분 소요.

*****주변관광지*****

창원터널 인근에 위치한 장유사 및 장유계곡이 겨울철 트래킹을 즐기기에 알맞다. 계곡을 끼고 산 중턱 장유사까지 4~5km 거리의 도로는 좁고 가파르지만 차가 오르는데는 별 무리가 없다. 장유사에서는 인근 김해평야가 한 눈에 들어온다.

계곡을 따라 들어서 있는 식당가엔 오리와 백숙을 주메뉴로 하는 음식점이 즐비하다. 해상공원에서 장유계곡까지 걸리는 시간은 20여분 남짓.

글·사진=홍영진 주부리포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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