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독일 1만6천여 풍력발전기
연간 13% CO쐝 배출량 저감
우리는 13년간 85.4% 증가
신재생에너지 육성 시급

함부르크를 출발해 북해쪽으로 3~4시간 지나면 '독일의 국민차 폭스바겐' 생산공장이 입주한 엠덴(Emden)에 도착한다. 독일 북서부 빌헬름스하벤으로부터 엠덴까지 이어진 도로변에는 대형 풍력발전기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엠덴을 통과한 뒤 해안을 따라 도착한 비벨줌(Wybelsum)은 유럽지역 풍력발전단지 중 가장 많은 전기를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비벨줌 풍력발전기는 모두 54기(5㎿급). 독일 최대의 풍력발전기 제조회사인 에너콘사에서 설치한 풍력발전기를 처다보는 순간 웅장함에 현기증까지 느껴졌다.

이 풍력발전단지에서 생산되는 연간 70㎿의 전기는 5만 인구의 엠덴 시민들이 모두 사용하고 남을 정도로 많은 양이다.

에너콘사와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로 조성된 엠덴은 지구 온난화 현상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에서 채택한 '교토의정서'의 대안으로 급부상하면서 신재생에너지의 메카로 인식되고 있다.

엠덴 풍력산업단지는 독일의 주력산업인 신재생에너지의 한 축을 이루면서 약 1만여명의 근로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엠덴 풍력산업의 핵심인 에너콘사는 연구원과 생산직 근로자 등 2천500여명이 근무하면서 독일의 미래를 책임질 환경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에너콘사의 매니저 베닝씨는 "독일 풍력발전산업은 기존의 육상 중심에서 벗어나 해상풍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해상풍력은 설치비용과 케이블 인가 등 일부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대규모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베닝씨는 "독일의 풍력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주도하면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춰 내수 뿐 아니라 왕성한 수출사업도 벌이고 있다"며 "독일 풍력산업은 꾸준한 연구와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 풍력산업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또 빌헬름스하벤에는 풍력연구소와 5개의 시범단지가 조성돼 독일 풍력산업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면서 풍력 기술개발, 시장조사, 컨설팅, 교육연구 등을 담당하고 있다.

독일 풍력산업의 중심인 엠덴과 빌헬름스하벤은 지난 97년 채택된 '교토의정서' 등 기후변화협약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급속히 악화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92년 브라질의 리우에서 정부간(비정부기구 등) 국제회의를 열어 기후변화협약을 맺었다.

기후변화협약은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 탄산가스, 메탄가스, 프레온가스 등의 배출을 저감하는 국제적인 선언이자 약속이다.

이에 국제사회는 기후변화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지난 97년 일본의 교토에서 열린 제3차 당사국총회를 통해 '교토의정서'를 채택했다.

교토의정서(세계 35개 회원국 합의)는 오는 2008년부터 온실가스 총배출량을 지난 90년 수준보다 평균 5.2%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감축대상은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불화탄소, 수소화불화탄소, 불화유황 등 6개의 대기오염물질이다.

2000년 기준 이산화탄소(CO쐝) 배출량 세계 9위인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 11월 교토의정서를 비준했지만 개발도상국에 포함돼 1차 의무감축에서는 제외됐다. 그러나 2차 의무감축 대상국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오는 2013년~2017년까지 온실가스를 저감해야 한다.

세계 경제대국 독일도 산업 생산량 만큼이나 많이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대기환경개선 종합대책 수립에 나섰다.

이에 따라 독일은 지난 90년(1천14만곘) 기준으로 2002년(834만곘)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3.8% 감축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같은기간 85.4% 증가한 것으로 조사돼 신재생에너지 육성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1만6천여기의 풍력발전기를 통해 연간 13%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저감하고 있다. 현재 1만6천기의 풍력발전기를 통해 생산되는 연간 260억㎾의 전기는 베를린주의 연간 소비전력(130억㎾)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독일은 신재생에너지인 풍력발전산업을 통해 화석에너지(석유 등) 수입비용 저감, 환경오염물질 배출량 감축, 고용창출, 수출확대 등 다양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독일 엠덴=글 박정훈기자·사진 김동수기자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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