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다운동 '하늘' 주부족구단

공이 내리꽂히자 한 주부가 머리로 받아친다. '퉁'하는 둔탁한 소리가 이만저만 강슛이 아닌 것 같다. 바닥을 찍고 올라온 공은 아직도 불안정하다. 헤딩으로 공을 막아냈던 주부가 "마이 마이"를 외친다. 튕기듯 나오던 몸이 휘는가 싶더니 발끝이 반원형을 그리며 높이 솟는다. 순간 네트를 넘어 간 공은 상대팀 선수의 가슴에 '퍽~'하고 떨어진 뒤 떼구르르 굴러간다. "형님, 살살 하이소~"하는 원성이 쏟아지건만 이쪽 선수들은 '하이 파이브'를 찍느라 시끌벅적하다.

중구 다운동 태화강변 족구전용구장, '하늘'주부족구단원들이 이열치열 여름나기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8명의 회원들은 모두 다운동에 살고 있는 30~40대. 가까운 곳에 살면서 매일 저녁 족구로 건강을 다지는 중이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되는 경기는 보통 9시 전후까지 계속된다.

유별난 족구사랑으로 모임까지 만든 정명희(39)코치는 "족구선수인 남편을 따라 3~4년 이상 공을 만지게 됐는데, 맘 맞는 이웃 주부들과도 함께 하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회장을 맡고 있는 안한연(42) 주부는 "처음에는 헛발질 때문에 경기 자체가 힘들었지만 모임을 결성하고 1년여 지난 요즘은 하루라도 거르면 안 될 정도가 됐다"고 족구애찬론을 폈다.

선수출신으로 이들의 훈련을 맡은 반중근(36) 감독은 "복잡한 룰도 없고 넓은 공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지만 소모되는 열량이 만만찮다"면서 "주부들의 운동으로 안성맞춤"이라 설명했다.

이들 이외에 박광자(39) 구미향(44) 정용자(43) 이남숙(41) 이원숙(40) 이은주(31) 주부 등이 참여하고 있다.

홍영진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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