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길이 25m 높이 16m 몸무게 80t '청운공룡'
전세계 3개뿐인 세계 최대 초식공룡 화석 복원
작년 2월 개관 사설박물관 … 공룡 50여점 눈길
공룡·지구·자연과 인간 3개 테마 5천여점 전시

도대체 계룡산 자락에 웬 공룡이 이렇게 많은 걸까. 모형이기에 망정이지, 이 녀석들이 하나같이 살아 움직이기라도 하면 영화 '쥐라기 공원'의 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질 것만 같다. 공룡 모형이 즐비한 이곳은 충남 공주에 있는 계룡산자연사박물관이다. 지난 2005년 2월에 개관한 사설 박물관이다. 박물관 인근까지 곳곳에 박물관으로 안내하는 공룡이 있다. 날카로운 이빨도, 무시무시한 손·발톱도 그대로인 육식공룡 티아노사우루스 모형이 미소지으며 방향 지시를 하고 있는 모습이란, 익살스럽기만하다.

#실내 전시장 입구까지 가는 길은 이색적인 볼거리

주차 후 전시관 입구까지는 한적하게 걷기 좋다. 거리는 1㎞가량. 길을 따라 초·육식 공룡이 50점 이상 전시돼 있기 때문이다. 이곳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 대다수는 전시관에 이르기도 전에 큰 공룡들에 시선을 빼앗긴다.

가족이 함께 온 모양이다. 공룡을 배경으로 자녀의 사진을 찍어주는 아빠. 아빠가 촬영은 하지 않고 "잠시만"을 연발하면서 뒷걸음질친다. 최대한 줌아웃(Zoom-Out)을 하고 사진을 찍어도 공룡이 워낙 커서 화면에 잡히지 않아서였다.

이 거대한 공룡 모형은 몸 길이 25곒, 높이 16곒, 몸무게는 80곘에 달하는 초식공룡 계룡이(청운공룡).

이곳 박물관의 얼굴이기도 한 계룡이는 전세계에 단 3개밖에 없는 세계 최대 초식공룡 화석 중 하나로, 복원됐다. 화석은 미국 와이오밍주 모리슨 지층에서 발굴됐는데 계룡산자연사박물관도 이 발굴에 참여했었다.

#관람하는 데 2시간은 족히 걸리는 실내 전시실

거대한 계룡이를 올려다보느라 목이 뻐근해질 즈음, 실내 전시장 입구가 눈에 들어온다.

전시 면적은 총 6700여㎡. 1층~3층까지 층별로 '공룡의 세계(1층)' '생명의 땅 지구(2층)' '자연과 인간(3층)'을 주제로 5천여 점이 전시돼 있다.

실내로 들어서면 1층 중앙홀에 우뚝 서 있는 뼈만 앙상한 공룡이 보인다. 또 계룡이다. 야외에 있던 모습과는 달리 뼈만 앙상하다.

1층 전시실에는 계룡이의 실제 발굴 당시 화석과 현재까지 발견된 실제 공룡들의 화석을 비롯해 공룡연대기와 공룡 모습 등 공룡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이 있다. 웬만한 어른 키만한 길이의 긴 허벅다리 뼈, 맨홀 뚜껑보다 훨씬 지름이 긴 골반뼈 등 전시된 공룡 화석을 보면 그 거대함에 압도당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육식 공룡 두 마리가 덩치 큰 초식동물을 사냥하고 있는 디오라마. 살벌하지만 관람객 발길이 오래 머무는 코너다.

2층 전시실은 지구와 생명을 테마로 삼았다. 기대를 하고 봐도 실망하지 않겠다.

140억년전 우주가 생성됐고 약 46억년 전 지구가 생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영상물을 통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 지구가 생성된 이후 만들어진 각종 광물과 암석 및 고대 생물 화석은 물론이고 광물에서 만들어낸 보석도 가득하다.

특별한 볼거리는 야광빛을 내는 광물과 다이아몬드를 비롯한 값비싼 보석들. 그런 보석으로 만들어 둔 다보탑 전시물에서는 관람객들이 발길을 쉽게 떼지 못하는 눈치다.

전시실에 그려져 있는 화살표를 따라 찬찬히 관람하던 아기가 갑자기 뭔가를 발견한 듯 종종걸음으로 달려간다. 육해상동물과 곤충을 전시해 둔 코너다.

호랑이, 사자, 물개, 하이에나, 호랑이, 사슴, 거북이, 상어 그리고 수도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은 새 등등…. 수백 마리의 모형 동물이 한 자리에 모였다. 육식동물들은 하나같이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포효하고 있고, 초식동물들은 순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게 금세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다. 특히 날카로운 발톱을 세우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불곰은 계룡이와 함께 관람객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느라 몸살을 앓을 지경이다.

3층 전시실 식물관에는 눈길을 끄는 전시물이 그다지 없다. 하지만 인체관과 미라관이 볼거리다.

인체관은 특별할 건 없지만 인체 각 부분을 설명하고 생명이 탄생되는 과정, 폐암 간암 유방암 등 발병률 높은 질병의 위험성을 알리는 영상물과 자료가 볼 만하다.

이정도 관람하고 나면 다리도 아프고 적당히 지친다. 하지만 마지막 코너 때문에 발걸음은 빨라진다. 바로 미라관.

여느 관과 실내 온도는 같은데도 닭살이 오돌오돌 돋는 건 왜일까.

입구에 들어서면 두 구의 미라가 유리관 속에 누워있다.

한 구는 학봉장군, 또 한 구는 그의 증손자다. 학봉장군의 미라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됐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 2004년 5월 대전의 한 문중이 조상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미라를 보고 나오는 길. 장시간 관람한 탓인지 피로가 슬슬 몰려 오지만 만족스런 맘에 발걸음은 가볍다.

#어떻게 갈까

울산IC에서 경부고속도로 서울행을 타자. 대전을 지나 회덕분기점이 나오면 호남고속도로로 갈아타서 유성IC에서 나오자. 이 때 유성IC로 빠져나올 때 팻말을 잘 보자. 표시는 제대로 돼 있지만 빠져나가는 길을 놓치기 쉽다. 유성IC로 나왔으면 바로 계룡산 쪽으로 쭉 가다가 박정자삼거리에서 좌회전 하면 금방이다.

#박물관 관람 시간

4월~10월은 오전 10시~오후 8시, 11월~3월은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쉬는 날은 없다. 관람료는 학생이 6천원, 어른은 9천원이다. 042·824·4055.

유귀화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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