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때 밴드활동 시작 올해로 17년째

울산에서 열리는 야외공연에 종종 모습을 보이던 청소년들이 최근 주목받기 시작했다. 가창력이 프로가수 못지 않은데다 곡도 좋아서다.

이들의 활약상은 울산보다는 오히려 전국적으로 더 인정받고 있다. 국내 정상급 아마추어 가요대회에서 최고상을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일까 울산은 물론 타 지역에서도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청소년들에게 자작곡을 주고 키우고 있는 실용음악가 황남인(31)씨를 주목하고 있다.

동안(童顔)인 황씨에게서 풋풋한 신인 냄새가 나지만 이미 중견음악인이다. 중학교 2학년때 밴드 활동부터 시작해 올해로 17년째 접어든다. 지금은 10대~20대 때 온종일을 쏟아부었던 밴드 활동은 접었지만 작곡 작업과 후배 음악인을 키워내는 데 몰두하고 있다.

황씨는 최근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소설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 작업을 시작한 것은 물론이고 서울에서 의뢰받은 트로트 앨범과 울산에서 활동 중인 가수의 싱글 앨범 작업을 하느라 눈 코 뜰새 없다. 올 연말까지 작업을 마쳐야 하는 것만도 20여곡이 넘는다. 눈 밑의 다크서클과 작업실 한켠에 있는 커다란 옷가방이 그의 바쁜 나날을 적나라하게 대변해 준다.

"요즘은 작업실에서 자고 먹고 해요. 집에는 일주일에 한 번 빨랫감 가져다 놓으러 가는 정도"라면서 껄껄 웃는 그의 모습에서 몸은 피곤해도 행복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음을 느끼는 건 어렵지 않다.

황씨는 작곡 공부를 따로 한 적은 없다. 그저 음악이 좋았기 때문에 음악과 관련된 책이란 책은 모조리 읽고 많이 들었던 게 전부다. 물론 주말마다 서울을 오가며 '서울 형'들에게서 귀동냥한 게 큰 도움이 됐다. 그가 입버릇처럼 말하는 '서울 형'들은 가수 조용필 이은미 이승철 야다 이브 김정민 등 국내 유명 가수의 음반 작업에 참여한 음악인들.

"나의 음악이 대중이 아닌 음악인들에게 평가 받는 일은 항상 두려워요. 요즘은 음악하는 선배들이 저에게 '때가 왔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아직 음악인으로서 많이 모자라요. 아마 평생을 가도 그럴걸요."

그는 결혼이나 연애를 제쳐두고라도 이루고 싶은 일들이 있어서 지금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 대구 대불대학교 실용음악과에 늦깎이 대학생이 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는 향후 울산에 실용음악인을 보다 체계적으로 키워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사를 세우고 실용음악 관련 공연을 유치하고 어릴 때부터 전문 실용음악인을 키울 수 있는 관련 학교를 세우고 싶어한다. 유귀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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