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울산교서 '강미술제'…작업 분주

서양화가 주한경(42)씨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 즉 가공되지 않은 자연스러움에서 작업의 모티브를 얻어 그것을 표현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 생태박물관 전시대 위에 놓여진 오래된 화석같은 작은 조각이 마치 손가락 같기도 하고 입술 같기도 한 것처럼 보이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의 작품은 단순히 작은 덩어리가 붙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들여다 보면 연필로 가늘고 세밀하게 모양을 낸 흔적이 엿보인다. 그래서 멀리서 바라보면 작품이 주는 느낌이 또 달라 새로움을 가져다 준다.

그의 작품이 근원적인 현상을 매개로 자연화석의 형상들을 자유롭게 주무르거나 가볍게 드로잉 하는 기분으로 편안하게 진열해 놓은 듯한 느낌을 가져 주는 것도 바로 자연에서 모티브를 찾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을 졸업할 무렵 시내버스를 타고 울산전역을 며칠 간 돌아본 적이 있었다.

"당시 장생포 대일 마을에 내려 주변을 보니 마치 어린 시절에 보았던 풍경처럼 전혀 낯설지 않았어요. 오래된 기억 속에 잠재돼 있던 그 풍경들이 작업에 작은 모티브가 되어 준 것 같아요."

그의 작업실에는 물감자국은 군데군데 떨어져 있지만 사용한 붓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인위적으로 모양을 낼 때가 아니면 붓을 사용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게 종이점토로 작업을 해서 흑연을 이용해 색을 내거나 연필을 이용해 섬세한 작업을 한다.

처음 그의 작업은 평면작업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평면과 입체의 구분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화석이 표면에 드러날 때 입체적 형상이 비춰지는 것이지 발견되지 않은 것은 땅 속에서 한덩어리의 흙처럼 평면으로 보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는 항상 새로운 모습의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서 전시회가 끝나면 모든 작품을 포장해 보관을 한다.

울산현대미술작가회 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28일부터 11월 5일까지 울산교 위에서 설치와 입체작품을 선보이는 '강미술제­다리 위의 미술관' 작업을 위해 회원들과 함께 분주히 작업을 하고 있다. 전상헌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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