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제례악 전수등 최고 위한 쉼없는 노력

"해금 본래의 소리가 '카랑카랑'하거든요. 연주 때마다 그런 해금의 소리를 내기 위해 모든 신경을 두 손 감각에 집중합니다."

울산시립무용단 반주단원인 해금연주자 엄현숙(여·32)씨는 해금을 연주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처음 해금을 잡을 때나 지금이나 언제나 한결같은 태도로 임한다. 해금이란 악기가 피아노나 바이올린처럼 정확한 음을 맞출 수 있는 악기가 아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신경을 놓으면 만족스런 소리를 낼 수 없다. 해금이 원하는 소리를 얻기가 꽤나 까다로운 악기인 탓이다.

손가락으로 현을 누를 때 정해진 힘보다 조금이라도 세거나 약하면 원하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때문에 엄씨는 손감각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적재적소에서 그 음을 내기 위해 현을 눌려야 할 힘의 정도를 머리가 아닌 몸으로 익혀야만 한다. 어느 악기보다도 악기와 연주자가 하나가 되어야만 제대로 된 연주가 나오는 편이다.

"연주를 처음 시작할 때는 소리를 내는 게 어려워 한참을 고생했어요. 지금은 소리를 내는 건 아주 쉬운 일이지만 '가장 해금다운 소리'를 내는 게 제게 던져진 숙제죠."

그가 내고 싶은 '가장 해금다운 소리'는 연거푸 강조하는 '카랑카랑'한 소리다. 그는 맑으면서도 깊이 있는 소리가 바로 그 소리라고 설명한다. 이런 소리는 전통 음악인 산조나 정악을 제대로 연주할 때 비로소 낼 수 있단다. 어차피 해금은 국악기라서 전통 국악을 제대로 소화해 낼 수 있을 때, 해금이 가진 제대로의 소리가 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산조나 정악 연주로 손을 푸는 연습 버릇이 생긴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그는 퓨전 국악에 관심이 많다. 해금이 국악기 중 서양의 8음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유일한 악기인 데다가 연주자가 대중의 관심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어서다. 하지만 퓨전 국악곡을 연주하면서도 그는 "해금이 서양의 8음을 그대로 흉내내서는 안되고 해금 특유의 8음으로 서양곡을 소화해내야 한다"고 말한다.

해금 본연의 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연주활동을 해나갈 계획인 엄현숙씨. 그는 현재 전라도 광주에 있는 유명 해금연주자를 찾아가 연주법을 배우고, 또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을 전수받고 있는 등 최고가 되기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있다.

연주자 엄현숙씨는 대구 출생으로 대구예술대학교 한국음악과를 졸업했다. 제13회 학생예술경연대회 국악부 1등상과 제8회 정읍사 문화제내 제7회 전국학생국악경연대회 우수상을 수상했다. 지난 2000년부터 울산시립무용단 연주단원으로 있다. 글=유귀화·사진 임규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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