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두시간 '대작' 위한 쉼없는 '구상'

"그림을 그리는 것은 낚시와 같다. 끊임없이 밑밥을 뿌리고 지긋이 기다리며 결정적 순간에 챔질을 해야 대물이 낚이듯이 그림도 꾸준히 노력을 해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

서양화가 라상덕(40)씨는 그림을 낚시에 비유했다. 영감 보다는 노력에 더 큰 비중을 둔다는 말이다. 꾸준한 노력 속에서 특별한 순간이 찾아오는 것이지, 노력 없이 어느날 갑자기 얻어지는게 아니라는 뜻이다.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하루 두시간 정도는 작업한다. 작업량이 기대에 못미치는 날도 많지만 매일 그림을 보고 있다가 어느새 마음에 드는 작품이 탄생할 때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지금 그가 하는 작업은 구상이다. 대학시절에 당시 유행했던 현대미술과 구상화 사이에서 갈등을 겪기도 했다. 지금도 구상화를 하고 있으나 그 갈등은 유효하다.

"현재는 구상작업을 하고 있지만 한가지 스타일만을 고집하고 싶지는 않다. 내 것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이라고 할까. 색깔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 그림은 매우 다양한 색깔이 동원됐지만 요즘엔 푸른색과 보라색 계통을 주를 사용한다. 언뜻보기에는 차가운 느낌을 주지만 그 속에서 따뜻함도 엿보인다.

"지루함에 한가지씩 색깔을 빼가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사물을 보는 시각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창문이 넓은 작업실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에 그는 고향 대구를 떠나 울산으로 오게 됐다. 울산에 와서 그가 얻은 건 창문이 넓은 작업실 뿐만이 아니라 자신의 그림에 대한 정체성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는 현재 울산청년작가회, 울산구상작가회, 울산미술협회, 한유회 회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상헌기자 [email protected]

(사진 : 그림을 낚시하는 것에 비유하며 영감보다 노력을 강조하는 라상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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