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자락 위치…국내 유일 '인도박물관'
신상·생활용품·악기·불상등 800여점 눈길
내달 8일 문화원·카페등과 함께 정식 오픈

'천천히' 문화가 만연한 곳,

지저분하다고 인식된 곳,

하지만 그들이 가진

문화의 독특함과 깊이 때문에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곳.

바로 인도다.

그런 인도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인도박물관이

전라도 광주에 들어섰다.

광주 무등산 자락에 있는

인도박물관은

(재)광주아시아문화교류재단(이 사장 석현장)이 세웠다.

'인도'란 소재만으로 꾸며진

박물관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곳이다.

지난 3일 개관한 이곳 박물관은

막걸리 공장을 빌려 개조했다.

처음부터 박물관을 위해

지어진 건물이 아니라

요즘 만들어지고 있는

박물관들과 비교해볼 때,

외관이든 내부 구조든

심심하고 세련미는 없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의도한 것처럼

인도풍을 내는 데 한몫한다.

#낯선 음악과 향이 독특한 전시실

100여평에 달하는 2층 전시실. 나무로 만든 아치형 문을 통과하면 바로 전시실이다. 한 발 들이는 게 조심스럽다. 이색적인 전시실 분위기 때문이다.

전시실 내부에서는 음악이라고 할 수도, 그렇다고 노래라고도 할 수 없는 알쏭달쏭한 음이 반복해 울려나온다. 눈에 들어오는 전시물들은 낯설다. 전시실에서 맡을 수 있는 향내음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사찰에서 맡을 수 있는 향내음과는 어딘가 다르다.

이렇게 낯선 음악을 듣고, 낯선 느낌으로 낯선 향내음을 맡다보면 거짓말같이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것 같다. 인도인들이 가진 여유로움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이해될 것도 같다. 낯선 음악은 다름아닌 신의 이름을 반복해 부르는 찬팅. 독특한 향내음은 향나무 중 가장 귀한 전단향을 피운 것이다. 이곳에 전시물을 기증한 전남 보성 대원사 주지 석현장 스님은 "이 둘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일러준다.

음악과 향, 야릇한 분위기에 한참 취하다보면 그제야 전시품에 눈이 간다. 현재 이곳에는 인도 신상, 생활용품, 전통악기, 불상 등 800여점이 전시돼 있다. 석현장 스님이 모은 것들이다. 전시품 수는 적은 편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인도 물품을 잘 볼 수 없었기 때문일까. 전시품 수는 적어도 실망스럽진 않다.

#오목조목 세밀한 문화

전시품들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한다면 생활 용품에 코끼리 무늬가 많다는 점. 인도 사람들은 코끼리가 행운과 부를 가져다 준다고 믿는다. 그래서 가구를 비롯한 장식품에 코끼리 무늬가 빠지지 않는다.

전시품들의 다른 특징 하나는 세밀하다는 점이다. 인도 여인들은 천에 수를 놓아 벽걸이 장식을 해놓는데, 이런 벽걸이 장식들이 하나같이 정교한 무늬를 가지고 있다. 색색의 실로 수놓은 모양이 보통 솜씨가 아니다.

이런 세밀함은 그림에서도 나타난다. 인도가 자랑하는 세밀화는 돋보기로 봐야한단다. 멀리서보면 물감으로 칠했거나 실로 수 놓아둔 것 같지만 사실은 색색의 보석을 촘촘히 박아 색과 모양을 낸 작품들이다. 다이아몬드, 루비 등으로 만들어낸 작품은 싯가로 얼마나 될지 헤아리기도 어렵단다.

전시실 내부에는 인도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타지마할 사진이 한 쪽 벽면에 걸려 있다. 인도 전통 옷을 입고 기념 촬영할 수 있도록 만들어둔 곳이다.

#인도음악과 홍차가 있는 카페도

인도박물관은 아직도 준비중인 공간이 많다. 오는 12월8일께 인도문화원과 인도카페, 인도음악감상실까지 갖추어 문을 열 예정이다. 오픈 예정인 인도카페에서는 영국식 홍차가 아닌, 인도식 홍차를 인도풍 음악을 들으며 맛볼 수 있다. 또 박물관 인근에는 인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공간도 따로 세워 인도의 의식주를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여행수첩

울산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부산 방향으로 가다 남해고속도로로 길을 바꿔 계속 가면된다. 동광주IC에서 나와 화순 방향으로 직진뒤 우측 도로로 외곽순환도로로 빠지는 길이 보인다. 이 도로로 달리다가 '증심사'라는 이정표를 발견하면 일반 도로로 빠져나오면 된다. 증심사를 향해 가다보면 입구 오른쪽에 빨간 벽돌로 된 박물관을 찾을 수 있다. 4시간 30분 가량 소요.

박물관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한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관람료는 2000원이다. 062·224·0045.

유귀화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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