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가요 전문 노래하는 선생님

김철호(37)씨는 울산 국악계에서 국악가요를 전문적으로 부르는 유일한 노래꾼이다. 때문에 지역에서 열리는 국악 공연에서 그가 부르는 국악가요를 듣는 것은 어렵지 않다.

지역 국악인들은 그의 노래를 두고 기존 국악가요와는 달리, 그만의 색깔이 있어 독특하다고 평하는 편이다. 그 역시도 "창법이 기존 국악가요와는 달라서 '김철호'만의 색깔이 분명하다"고 말한다.

그의 노래는 판소리를 제대로 배운 소리꾼이 부르는 국악가요와는 다르다. 음을 꺾어 낼 때 소리꾼들은 목에 힘을 주어 질펀한 소리를 내지만 그가 음을 꺾을 때는 그보다 부드럽다. 꼭 트로트 가수가 국악을 부르는 것 같지만 완전한 트로트도 아니다. 국악가요란 장르가 판소리 전공자들이 불러 국악 느낌이 강하다면 국내 내로라하는 가요제에서 수차례 우수한 상을 받았던 그가 부르는 국악가요란 국악보다는 가요 느낌이 짙다. 그런데 소리꾼이 고유의 창법으로 불러주는 국악가요보다는 들으면 들을수록 편안하다는 게 그의 노래 특징이다.

이런 창법을 두고, 같은 국악인이라도 '노래 잘 한다' '좋다'고 칭찬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판소리를 해오지 않은 사람이 국악가요를 부른다고 깊이가 없다"는 질타를 받을 때도 있었다.

그래서 그는 자신만의 창법을 두고 "제 노래는 100점 일 수도, 0점 일 수도 있죠"라고 말한다. 그 역시나 판소리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자신이 국악 장르의 하나인 국악가요를 부른다는 게 기본 없이 새로운 것을 이뤄둔 것만 같아서다.

하지만 울산서 국악가요를 불러온 지 10여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이런 고민은 적다. 한 때 그의 노래를 두고 비난의 시선을 보냈던 국악인들에게 조차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저의 노래에 대해 '잘한다' 또는 '못한다'는 단순한 평이 아니라 어떤 부분을 어떻게 불러내야 더 낫겠는지 꼼꼼한 평가를 받고 싶은 마음이 절실합니다. 노래를 하는데 노련미는 갖춰진 것 같지만 좀 더 세련되게 부를 수 있어야죠."

현재 울산시 북구 명촌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김철호씨. '노래하는 선생님'을 차처하는 그는 "죽을 때까지 연습하고 듣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무대에 설 때마다 제가 불렀던 노래 가운데서는 가장 나은 노래를 부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한다.

유귀화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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