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음악 작곡…컴퓨터음악 새 도전

울산에서 음악인으로 살고 있는 작곡가 김정호(42)씨의 음악 화두는 '현대음악'이다.

그가 추구하는 현대음악은 자주 들어볼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대중에겐 일단 낯설다. 여느 클래식 연주회에서 들어볼 수 있는 조성음악들과는 다르다. 바흐와 헨델, 베토벤 등의 음악은 들어서 편안하기도 하고 거부감이 없지만 현대음악은 그렇지 않다.

"좀처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음들로 만들어 내는 음악이 바로 현대음악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부조화로 나름대로의 조화를 끌어내는 작업이죠."

그는 소리에 대해 늘 생각한다고 강조한다. 음 자체가 가진 소리로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도록 만드는 게 그만의 현대음악 색깔이다. 음 자체는 조성음악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 것들을 택한다. 음 선택에서부터 대중에겐 낯선 것이다.

"같은 음이라도 악기와 주법에 따라 분명 다른 소리가 됩니다. 이런 다양한 방법들로 음악의 점 또는 선적인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죠. 그런 순수한 소리만으로 이미지를 연상시키도록 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작업입니다."

그의 음악은 얼핏 들어도 난해하다는 생각이 들며 실제 그의 작업세계를 들어 봐도 난해하다. 하지만 그 속에 새로움이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그는 "현재 대중들이 즐겨 듣는 클래식이란 바흐 때부터 시작되는 200~300년 동안에 만들어진 음악들이다. 음악은 그 이전에도 또 그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만들어졌지만 제대로 연주되고 있지 않을 뿐"이라면서 "현대음악은 처음 들을 땐 거리감이 있어도 음악 애호가들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의 범위를 넓혀주는 장르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음악을 추구하는 여러 작곡가와 함께 결성한 울산작곡가협회장을 맡고 있다. 울산에서 처음이자 유일하게 현대음악을 소개하고 있는 이 단체에서 작곡생활을 해 온지 벌써 7년째다.

최근 그는 현대음악이란 큰 범위 안에 있는 컴퓨터음악 작곡에 도전하고 싶어한다. "컴퓨터음악은 다분히 실험적인 현대음악에서도 불가능한 새로운 음을 만들어 작업할 수 있어서 또 다른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곡가 김씨는 울산시립합창단 위촉 작품과 영남국제현대음악제와 동아시아현대음악제에서 작품을 발표했다. 2004년에는 교육부장관 표창장과 제24회 울산예술제 울산광역시장 공로패를 수상했다. 현재 울산예술고등학교 교사로 있다.

유귀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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