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물 침전 어느때보다 수질 맑아
겨울잠 빠진 수중 생태계 관찰 적합
수온 2~4℃…안전줄·체온유지 필수

'꽁꽁 언 얼음장을 지붕삼아 물속에서 겨울을 즐긴다.'

털모자를 쓰고 장갑을 껴도 시원찮을 판에 꽁꽁 얼은 얼음을 깨고 한겨울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어 온몸으로 추위를 정복하는 겨울철 이색 레포츠가 있다.

얼음 밑 비밀스런 세계를 만끽 할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겨울 레포츠 아이스다이빙. 아이스다이빙의 매력은 정적감이 흐르는 겨울철 물 속을 염탐하듯 들여 볼수 있다는 재미를 꼽을 수 있다.

한겨울 온통 얼음바다로 변한 한탄강과 남한강을 비롯한 주요 강과 저수지 얼음장을 깨고 가만히 물속을 들여다보면 겨울잠에 빠져 꼼작도 하지 않는 누치, 쏘가리 등 몇몇 물고기들은 손에 올려놓고 볼 수 있을 정도다. 수중촬영을 하거나 생태계의 변화를 관할하기에는 그만이다.

부유물이 가라앉아 어느 때보다 맑고 깨끗한 물 속에서 두꺼운 얼음장을 뚫고 들어오는 햇살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어항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얼음위는 빙하의 세상이지만 물밑은 영상 2~4℃로 생각만큼 춥게 느껴지지 않는다. 물속에서 얼음 아래 환상의 세계를 즐기다 보면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

그렇다고 겨울 강물 속 풍경을 넋 놓고 보고 있다간 큰일난다. 겨울철에는 물속에서 20분 이상 있는 것은 금물. 체력소모가 심해 1회 15분정도 잠영 한 뒤 1시간 정도는 휴식을 취해야 한다.

아이스다이빙은 안전점검과 체온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 속에 들어갈 때는 허리에 안전줄을 매고 들어간다. 잠영을 마치고 얼음에 머리가 부딪히지 않도록 위를 보며 줄을 따라 천천히 나와야 한다.

하지만 물 바깥으로 나오는 순간 얼굴을 스치는 찬바람의 혹한에 얼음속 환상의 세계가 금세 깨지고 만다.

물밖 세상은 입술이 파랗게 변하는 것은 기본이고, 발은 시리다 못해 깨질 듯 아프다. 수건으로 머리와 얼굴을 닦아 보지만 얼음 털리는 소리만 날 뿐이다. 한마디로 추위에 온몸이 오그라든다. 그렇다고 갑자기 따뜻한 곳으로 가면 몸해 더 해롭다. 방한복을 입고나서 제자리에서 뛰는 등 서서히 체온을 올리는게 좋다.

아이스다이빙은 차가운 물속에 몸을 담가야 하기 때문에 보온성이 있고 물 속에서도 체온을 유지해 주는 드라이슈트(건식잠수복)을 꼭 입어야 한다. 또 복잡한 수중 장비를 다룰 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중급 이상의 스쿠버 다이빙 솜씨를 갖추어야 한다. 생명줄 매듭 방법, 줄당김 신호 등에 관한 기초교육은 안전한 레포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익혀두어야 한다.

강경순 SI세계 중앙본부장은 "아이스다이빙은 모험이자 일종의 탐험"이라면서 "고도의 훈련을 받은 사람들만이 도전할 수 있는 극한의 스포츠이지만, 한번쯤은 도전해 볼 만한 레포츠"라고 말했다.

한겨울 물 속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일반적으로 경험하기 힘든일 이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모험을 좋아한다면 올 겨울 아이스다이빙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이스다이빙이란

드라이 슈트 입고 수중 유영 얼음 두껍게 언 1~2월 최적기

영하 9℃ 이하의 강물이나 호수, 계곡의 얼음을 깨고 들어가 겨울철 정적인 물 속을 구경하는 스쿠버 다이빙. 얼음 두께가 최소한 20㎝이상 되는 1, 2월이 최적기이며 잠수 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3시 사이가 좋다. 체력 손실이 크므로 한번 들어가면 20분 이내에 나오는게 좋다.

드라이슈트(건식잠수복)덕분에 겨울스포츠로 널리 보급됐던 아이스다이빙은 원래 인명구조와 탐사를 목적으로 시작됐다. 노르웨이, 핀란드, 캐나다, 이탈리아, 호주 등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지난 92년도 강원도 인제군 내린천에서 처음 소개된 후 마니아들 사이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아이스다이빙이 가능한 지역으로 강원권은 춘천, 영월, 인제, 홍천, 화천 등이 있으며 경기권은 한탄강과 남한강, 임진강 등이 있고 충북권은 단양이 유명하다.

스쿠버 장비, 드라이슈트, 웨이트 벨트, 공기통, 프리플로(동계용 호흡기), 동계용 레귤레이터(공기를 공급하는 장치), 내의, 장, 칼, 마스크, 핀, 고무장갑, 방수신발, 방한복, 뜨거운 음료 등이 필요하며 대부분 가격대가 비싼편이다. 그러나 한번 마련하면 영구적으로 쓸수 있다.

아이스다이빙 관련 단체는 한국잠수협회(www.kuda.or.kr, 02·425·5800), 세계스킨스쿠버 연맹 한국협회(www.skinscuba.or.kr, 02·991·5016)등이 있다.

도움말·사진=강경순 SI세계 중앙본부장

이은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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