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rail)+자전거(bike) 합성어 레일바이크
폐쇄된 석탄운반 철로 활용 관광 레포츠화
국내선 강원도 정선·경북 문경등 2곳 운영
철길따라 절경 감상 가족·연인 나들이 명소

'추위야, 물렀거라'

폐쇄된 녹슨 철로위를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고 달리며 주변 풍경도 즐기고 스릴도 만끽하는 레일바이크가 겨울 레포츠로 주목 받고 있다. 레일바이크는 봄과 가을에는 아름다운 풍경을, 여름에는 시원함을 선사하지만, 겨울에는 가슴까지 얼어버릴 정도로 매서운 차가움을 선사하는 게 묘미다.

레일바이크는 미국이나 유럽의 산악관광지 등에서 각광 받는 레포츠로, 철도(Rail)와 자전거(bike)의 합성어다. 미국 서부개척시대때 만들어진 철도가 기능을 잃게돼 버려지게 되자 이 철로에서 바이크를 즐기기 시작한 것이 효시다.

강원도 정선과 경북 문경에는 지난 70~80년대까지 석탄을 생산해 내다 원유와의 경쟁에 밀려 폐쇄된 폐선로위에 열차 대신 레일바이크 시설을 설치, 관광·레저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선군청과 한국철도공사, KTX 관광레저가 공동운영하는 정선 레일바이크는 구절리역에서 출발해 종착역인 아우라지역까지 7.2km 거리. 시속 10~30km의 속도로 정선아리랑의 애절한 사연이 깃든 절경을 감상하며 달릴 수 있다.

정선 레일바이크 시설은 2인용과 4인용 2종류. 바퀴가 4개여서 전복될 염려는 전혀 없다. 페달은 2명이 밟아도 되고, 운전중 연인끼리, 가족끼리 대화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어도 된다. 물론 운전중 휴대전화를 사용해도 벌금은 없다. 브레이크와 완충장치인 범퍼가 설치돼 있어 차량끼리 부딪혀도 안전하다.

구절리역에서 표를 끊어 레일바이크를 타고 세찬 추위에 얼음으로 꽁꽁 얼어붙은 송천계곡을 지나면, 강의 양쪽에 늘어선 기암절벽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눈덥인 설산과 뾰족한 바위들, 하늘을 향해 날카롭게 치솟은 봉우리들은 이곳이 백두대간의 산허리임을 직감케 하다.

매서운 바람을 가르고 달리는 기분은 유쾌·상쾌·통괘 그 자체다. 하지만, 한겨울의 찬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발과 얼굴과 귀는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따가워 전율을 느끼게 한다. 3곳의 기차터널은 추위를 막아주고 낭만적인 추억을 만들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종착역인 아우라지역에 도착하는 시간은 대략 40~50여분. 구절리역에 폐 객차를 개조해 만들어 2마리 여치가 어우러지는 카페(여치의 꿈)가 있다면 이곳에는 명물 어름치(천연기념물 제259호)가 산란하는 모습을 형상한 카페(어름치의 유혹) 가 있다.

아우라지역에서 정선풍경열차인 '아리아리호'를 타고 구절리역으로 돌아오는 길은 빨리 빨리 문화에 젖어있는 현대인들에게 선사하는 최고의 '시간여행'이다. 시속 30㎞의 속도로 계속 달리다보면 속도감을 잃어버려 머나먼 거리를 시간여행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이곳 정선군 구절리역 일대에서는 지난주 정선 아이스 페스티벌(20~28일)이 열렸다. 행사장인 구절리역 광장은 눈조각, 얼음조각, 이글루카페 등 겨울나라로 변했다. 아이스 조각대회, 아이스 슬라이딩 대회, 얼음 썰매대회, 얼음볼링, 팽이치기 등 다채로운 체험 행사가 열렸다.

문경레일바이크는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개장했다. 석탄을 실은 화차들이 오가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는 진남역을 출발해 구랑리역까지의 제1코스와 진남역~불정역까지 제2코스, 가은역~ 먹뱅이까지 3코스로 모두 왕복 4㎞ 거리. 이 곳 역시 시속 30㎞의 속도로 페달을 밟으면서도 탁 트인 주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영강을 따라 수직으로 치솟은 절벽인 토끼벼루와 고모산성을 볼수 있다.

이곳은 비교적 내리막길인 정선과 달리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구간별로 체력을 안배해야만 신나는 레포츠를 만끽할 수 있다.

정선 레일바이크 관계자는 "달리는 도중에 안전벨트를 풀고 일으서서 움직이거나 아무곳이나 정차해 놓고 쉬는 것은 안전운행 및 레일 소통에 장애가 되는 만큼 삼가야 할 사항"이라고 조언했다. 정선 KTX관광레저(054·563·8787), 문경 진남역 (054·550·6478)

김창식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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