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말(馬)에 대한 사랑은 특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말은 내 피와 영혼과 인생의 일부이니까요./ 그리고 그 사랑은 이 땅 두바이에서 시작 되었습니다.' '두바이의 기적'을 창조하며 세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CEO로 선정된 셰이크 모하메드 아랍에미리트(UAE) 총리가 말(馬)에 대한 자신의 지극한 사랑을 나타낸 시이다.

그는 말을 사랑하여 어릴 때부터 승마를 즐기고, 국제승마대회에 직접 출전해 여러번 우승을 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국에 8개의 대형 경주마 목장에서 4000필의 경주마를 키우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종마회사를 소유하고 있다. 또한 세계 경주마 경매시장의 가장 큰 손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최고의 상금이 걸린 '두바이 월드컵 경마대회'를 직접 창설해 두바이를 세계 경마의 중심지로 만들었다. 말에 대한 작은 사랑이 말을 매개로 완벽한 시스템을 갖춘 경마산업으로 태어나는 모습이다.

모하메드는 이러한 소신을 바탕으로 평소 경제를 '말(馬)'에, 정치를 '마차'에 각각 비유하며 "말이 마차를 끌어야지 그 반대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며, 진주 조개잡이 작은 어촌마을 두바이를 세계의 중심지, 환상의 미래 도시로 천지개벽시키고 있다.

세계 유일의 칠성 호텔과 해저 호텔, 세계 최고의 빌딩, 바다를 메워 만든 인공 섬들, 디즈니랜드 8배 크기의 두바이 랜드, 사막의 스키장, 골프장 등 '세계 최초, 최고, 최대'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두바이의 하늘과 땅을 바꿔놓고 있다. 뿐만 아니라 두바이 인터넷 시티와 미디어 시티를 완성하고 국제금융센터를 오픈 했으며 관광과 의료의 도시로 탈바꿈하는 소프트웨어적 변화도 지속하고 있다. 또한 100억달러 규모의 교육재단을 설립해 인적자원 개발을 통한 지식산업의 허브로도 변모시키고 있다.

사막이라는 공간적 한계와 석유고갈이라는 시간적 한계를 역발상의 전환점으로 삼아 미래에 대한 새로운 무한 도전을 시도해 꿈을 현실로 이루어 가고 있는 것이다. 비록 급속한 도시 발전에 따른 교통난, 높은 물가, 계층 간의 양극화, 외국노동자들의 낮은 임금 등의 잠재적 사회 불안 요인이 있지만, 새로운 분배정책을 요구 하거나 특권층에서 서민들의 발전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고 시비 걸지도 않고 오히려 높은 지지와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변화와 개혁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아버지 셰이크 라시드에게서 배운 '석유가 아니라 사람이 우선'이라는 인본주의 정신과 그의 풍부한 상상력, 자연에 대한 섬세한 감성이 바탕이 되었다. 또한 말(言)을 사랑하는 그가 시를 쓰는 '인간 모하메드'이기에 도전 정신과 창의력, 추진력이 뛰어난 지도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의 모든 프로젝트는 아름다운 시구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싱크탱크들에 의해 디자인된 다음, 적토마 같은 빠른 속도전으로 추진된다.

그가 지난 21일 서울을 방문해 경제 4단체장 주최로 열린 만찬장에서 우리에게도 소개된 적이 있는 그의 시 'Challenge(도전)' 'Place me in your eyes (그대 눈 속에 나를 담아)' 등에 대해 이야기 하며 그의 저서인 '두바이의 비전'을 선물했다. 15년 전에 자신에게 주문 걸듯 영어로 쓴 뒤 지금까지 실천하며 이루어가고 있는 비전에 관한 글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다음날인 22일 우리나라 최고의 빌딩인 63빌딩에서는 여권의 한 대선후보 출판기념회가 범여권의 모든 후보를 비롯한 3000여명의 축하객들의 환호 속에 열렸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 마련된 야당의 대선주자 출판기념회도 전국에서 80여대의 버스로 실어온 축하객을 포함해 2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한국국제전시장에서 있었다.

책의 내용이나 선거제도를 떠나서 두바이 중심가에 'Dreams have no limits. Go further (꿈에는 한계가 없다. 미래를 꿈꾸라)'라는 플래카드가 나부끼고 있을 때, 우리의 국가 CEO를 꿈꾸는 마부들이 말(馬)꾼들을 불러 모아 벌인 말(言)잔치가 못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양희태 학성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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