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700포인트를 넘어선 코스피지수의 상승 요인으로 해외증시 호조, 내수회복 기대 외에도 과잉 유동성이 거론되고 있다. 유동성(Liquidity)이란 개인이나 기업이 보유자산을 필요한 시기에 손실없이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환금성의 정도를 나타내는 말인데 시중에 유통되는 돈, 즉, 통화량의 의미로도 쓰이고 있다.

흔히 통화라고 하면 지폐나 동전 같은 현금만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은행을 비롯하여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등에 맡겨놓은 예금들도 필요한 경우 즉시 찾아 쓸 수 있으므로 통화에 포함시킬 수 있다. 이외에도 필요시 현금화 할 수 있는 여러 금융상품이 있기 때문에 이들 중 어디까지를 통화로 볼 것이냐에 따라 통화량은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다.

이들 통화량 지표중 가장 포괄 범위가 넓은 지표는 한국은행이 매월 작성, 공표하는 광의의 유동성(L : Liquidity Aggregates) 이다. 광의유동성(L)에는 현금이나 금융기관이 판매하는 금융상품(예금, 보험 등)은 물론 정부나 기업이 발행하는 국채, 회사채 등도 모두 포함되어 있다. 2007. 3월말 현재 L의 잔액은 1875조 800억원이다.

우리나라의 L잔액의 전년대비 증가율을 보면 2003년 4.6%에서 해마다 높아져 2006년에는 11.2%를 기록하였으며 올해 들어 속도가 더욱 빨라져 3월에는 전년동월대비 12.3%를 나타냈다. 반면 GDP성장률은 2003년 3.1%에서 2006년 5.0%로 높아졌으나 올 1분기에는 전년동기대비 4.0%로 다소 낮아졌다.

이에 따라 L잔액 증가율과 경제성장률간의 격차는 2003년 1.5%p였으나 매년 확대되어 2006년에는 6.2%p를 기록하였으며 올 3월에는 8.3%p로 더욱 벌어졌다. 이를 통해 볼 때 최근의 유동성 증가속도는 실물경제 성장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빠른 것으로 보이며 자산가격 거품, 인플레이션 등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과잉 유동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겠다.

전현우 한국은행 기획조사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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