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영남알프스 호미지맥

삼강봉~치술령~마석산

옛 삼익목장 초원위 펼쳐지는 정맥길 절경 감탄
천마산 품에 안은 복안저수지 '자연이 그린 그림'

낙동정맥 호미지맥 구간은 백운산 자락에 있는 4개의 봉우리 중, 북쪽에서 2번째 봉우리인 삼강봉(845봉)에서 분기하여, 천마산~치술령~마석산~토함산~삼봉산을 지나 포항의 호미곶까지 이어지는 도상거리 102.3km의 산줄기다.

삼강봉에서 분기한 호미지맥은 치술령을 지나 토함산 직전에 남으로 삼태지맥을 내려 보내고, 북으로 토함산을 일으켜 세워 형산강 남쪽 울타리 역할을 하여 형남기맥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 가운데 영남알프스 호미지맥은 삼강봉~천마산~치술령~마석산까지 이어지는 약30~35㎞ 구간이다. 호미지맥 분기점인 삼강봉은 형산강 발원지이기도 하지만 울산 태화강의 최장발원지기도 하여 양쪽 수계를 나누는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호미지맥 분기점인 삼강봉을 오르기 위해서는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마을회관까지 간다. 회관에서 좌측 포장도로를 따르면 탑곡공소와 백운암 갈림길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좌측 비포장임도와 산길을 번갈아 오르면 선재산이란 표식이 있는 586봉에 다다른다. 정적을 깨트리고 불어오는 미풍에 땀방울을 식히고 586봉을 내려서면 옛 삼익목장터다. 푸른 초원위로 백운산 삼강봉으로 이어지는 정맥길이 시원스레 조망된다. 삼익목장터를 지나 오솔길 같은 산길을 따라 마루금을 밟으면 백운산 정상이다. 신라때는 열박산(밝고 광명한 산)이라고도 불렀다. 산 아래에 김유신장군이 수련하였다는 동굴이 있다. 산정 끝자락 바위전망대에서는 고헌산, 가지산으로 이어지는 영남알프스가 시원스럽게 조망되고, 발아래로 태화강 최장발원지인 탑골계곡이 복안저수지를 지나 대곡천으로 흘러가는 모습이 시선을 붙잡는다.

백운산에서 분기점까지는 20~30분 거리다. 분기점에서 우측 능선을 따라 한시간쯤 내려서면 내와리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마주치며, 임도 건너 좌측 산길로 들어서면 천마산 오르는 길이다.

천마산 전위봉인 565봉을 오르면 능선 아래로 복안저수지가 천마산을 담고 있는 모습이 한 폭의 산수화를 그려낸다. 전위봉을 지나서부터는 완만한 능선 길이다. 천마산 정상에는 정상석이 없다. 여기서 밋밋한 능선 길을 따라 가면 경주일대의 산군들이 시원스레 들어오는 전망대가 나온다.

간간이 숲을 비집고 내비치는 복안저수지와 미호산이 시야를 벗어날 즈음, 산불감시초소가 자리한 삼봉에 올라선다. 정상은 사방이 조망된다. 치술령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와 닿고 바로아래 경부고속도로와 언양~경주 간 국도가 시원스레 내달린다.

미호고개에서 한 시간쯤 임도를 따라 가다보면 중리고개다. 울주군 두동면 봉계리와 구미리를 잇는 고갯마루다. 길 건너편에는 한국전력공사가 마루금을 가로막고 있어 한전을 우회하여 당산고개로 가야한다. 송전탑이 설치된 능선을 한참동안 오르면 울산망부석에 다다른다. 치술령 정상에서 서쪽으로 300여곒 아래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망부석은 형상이 사람과 흡사할 듯하나, 실제 가보면 울산망부석과 경주 망부석은 커다란 바위다. 신라충신 박제상의 혼이 깃든 망부석 정상이 치술령이다. 천년고도 경주와 동해의 푸른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조망처다.

산정에는 망부석이 된 김씨부인의 넋을 기리기 위한 신모사비(神母祠碑)가 세워져 있다. 사람은 죽고 세월은 흘러도 흔적은 남는 법. 잠시 천년의 세월을 넘나들며 다시 지맥 길을 이어갔다. 정상에서 서라벌 골프장으로 내려서는 지맥분기점까지는 산인들의 발길이 뜸해 호젓한 산행길이다.

묵은 산길을 더듬어가며 분기봉에서 비탈을 내리치면 삼태지맥, 호미지맥, 마석분맥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가 발길을 잡는다. 산은 찾는 이들의 발길만 머뭇거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도 머무르게 한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사일고개에서는 수정된 마루금을 따라 호미지맥과 마석분맥 분기점인 마석산에 올라선다.

산은 알수록 그 깊이를 더한다. 영남알프스 맥따라, 산길 따라 소개에 앞서 가장 힘든 부분이 청도 동창천 너머 용각산 자락과 경주 남산 자락이었다. 가지산에서 용각산은 비슬지맥을 거쳐 품에 안을 수 있었지만, 경주 남산과 가지산을 잇는 맥은 어떻게 연계할지 고심하던 중 호미지맥 일부 마루금이 잘못되었다는 낭보를 접했다. 사일고개에서 마석산을 거친다는 것이다.

토성소류지의 제방이 인공적으로 물길의 흐름을 바꾸었기에 본래 저수지의 물길은 울산 쪽을 향한다고 한다. 마석산은 남산과 치술령의 맥을 잇는 중요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호미지맥 마루금을 수정한 선답자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경주 남산은 토함산을 빌어 치술령으로 맥을 내어주었을 것이다. 이 구간도 미호고개나 중리고개에서 한번 쉬었다 종주하는 것이 좋다.

볼거리: 탑골샘, 경주 불국사, 석굴암

먹거리: 봉계 전통숯불단지(264·9088)

교통편: 언양~외와~내와행: 첫차 06:50분, 막차 21:40분, 문의 언양 대우여객(052·264·2525, 봉계버스종점(052·264·6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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