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란 일반적으로 국민경제의 총체적인 활동수준을 의미한다. 여기서 총체적인 경제활동이란 생산, 소비, 투자, 고용 등 실물부문과 은행 및 비은행 여수신 등 금융부문, 그리고 수출, 수입 등 대외부문의 활동이 망라된 종합적인 의미다.

경기는 이처럼 국민경제 전체차원에서 논의되나 특정 산업으로 좁혀서 보면 산업경기, 세계경제로 넓혀서 보면 세계경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경기는 끊임없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면서 변동한다. 즉, 경제활동이 활발하여 경기가 상승하면 마침내 고점(peak)에 이르게 되고 이후 경제활동이 둔화되어 경기가 하강하다가 저점(trough)에 도달하게 되면 다시 상승으로 돌아선다.

이는 마치 파도가 높은 산과 낮은 골짜기를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것과 같은 모양을 하게 되는데 이를 경기순환(business cycle)이라고 한다. 경기순환과정에서 저점에서 다음 저점까지의 기간을 경기의 순환주기(cycle)이라고 하고 저점에서 고점까지의 높이를 경기의 진폭(amplitude)라고 한다.

경기의 순환과정은 보통 2단계로 구분해 저점에서 고점까지의 기간을 경기의 확장기라고 하고 고점에서 저점까지를 수축기라고 부른다. 이러한 경기순환은 기업의 투자규모, 기술이나 생산성 변동, 제품의 수명주기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경기순환주기는 평균 26.7개월로 외환위기 이전의 52.8개월보다 절반 정도로 줄었다. 또한 경기의 진폭도 외환위기 이후 작아졌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경기 확장기와 수축기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각각 8.7%, 5.9%였으나 외환위기 이후에는 경기 확장기와 수축기 평균 경제성장률이 각각 5.3%, 4.3%로 줄어들었다.

경기순환주기가 짧아지고 진폭이 작아짐에 따라 경기가 확장기에 진입하더라도 경기의 상승세가 강하지 못하고 경기회복을 체감하기도 전에 다시 수축기로 들어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현우 한국은행 기획조사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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