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8월말 현재 2553억달러로 지난해말(2389억달러)보다 164억달러 늘었으며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말(204억달러)에 비해서는 12.5배나 증가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중국(1조 3326억달러), 일본(9237억달러), 러시아(4162억달러), 대만(2663억달러)에 이어 세계 제5위 수준이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외환위기 이후 크게 증가하게 된 원인을 국제수지표를 통해 보면 2004년까지는 수출호조에 따른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대외신인도 회복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에 기인한다. 즉 그간의 경제성과를 반영한 것이다.

1997~2004년중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1307억달러로 같은 기간 외환보유액 증가분(1787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3.1%이다. 또한 동 기간 외국인증권투자자금은 526억달러 순유입되었다. 그러나 2005년 이후 외환보유액 증가는 주로 은행권의 단기외화차입 증가에 기인한다.

2005년 이후 올 7월까지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211억달러로 같은 기간 외환보유액 증가분(562억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7.5%로 종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외국인 증권투자수지는 417억달러 순유출로 전환되었다. 대신 은행들의 단기외채는 빠르게 증가하여 은행권의 순차입규모는 745억달러를 나타냈다. 이러한 은행의 단기외채 증가는 조선 등 국내 수출기업들이 적극적인 환위험 회피에 기인한다. 수출기업들은 환위험을 회피하고자 수출대금을 받기 전 미리 외환시장에서 은행에 매도(선물환 매도)한다. 수출기업으로부터 선물환을 매입한 은행 역시 환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매도할 외화자금이 필요한데 동 자금을 해외에서 단기로 차입하는 것이다.

결국 최근 국제수지표에 나타난 외환보유액의 증가 원인이 변하였으나 우리나라의 수출호조 등 경제성과를 반영한 것임에는 변함이 없다.

전현우 한국은행 기획조사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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