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울산에서도 몸에 착 달라붙은 유니폼에 헬멧을 쓴 자전거를 탄 사나이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산악자전거(MTB:mountain bike) 동호인들이다.

얼마 전에는 울산지역 MTB 동호인들이 동티베트의 차마고도를 원정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또 오는 14일에는 울주군이 주최하고 경상일보와 월간 자전거생활이 주관하는 '울주 7봉 전국MTB챌린지'가 예정돼 있어 벌써부터 전국 동호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처럼 울산지역에서는 최근 MTB 동호인들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목과 팔, 어깨, 허리, 다리 등 전신을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이면서 산속으로 들어가 자연과 함께 호흡한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에 동호인들 가운데서도 마니아가 무척 많다. 특히 울산은 산이 많아 MTB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MTB는 1970년 미국의 도로사이클 선수인 G.피셔가 일반 사이클에 모터사이클 바퀴와 자동차 쿠션 등을 달고 산에서 탄 것에서 유래했다. 우리나라에 1980년대 초에 도입됐다.

MTB자전거는 산악능선을 질주할 수 있도록 바퀴의 지름이 20∼27인치로 일반 사이클보다 작고, 두께는 도로용보다 1.5∼2.5배 두껍다. 경사진 길을 쉽게 오르기 위해 바퀴에 21∼27단의 기어가 달려 있고, 쿠션장치와 제동장치가 특수설계돼 있다.

프로가 활성화된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는 MTB월드컵을 비롯해 각종 오픈대회를 치르고 있다. 한국에는 동호인 단체인 전국 MTB연합회와 대한MTB·BMX연맹이 각종 전국·국제 대회를 유치하고 있다.

울산지역에는 현재 울산광역시 산악자전거연합회(회장 이치추)가 결성돼 있으며, 이 연합회에 13개의 클럽이 가입돼 있다. 여기다 연합회에는 가입돼 있지 않지만 개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10여개의 클럽과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인구를 모두 합하면 울산지역 MTB인구는 수천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울산에서 MTB 동호인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12~13년 전. 그 때만 해도 클럽이라는 것은 아예 없었고,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던 것이 2000년을 전후해 클럽이 생기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체에는 대부분 MTB동호회가 만들어져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MTB동호회 회원이 250명이나 된다.

이치추 연합회장은 "보통 중소규모의 클럽은 30~40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데, 3년 전부터 동호인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MTB샵도 많이 생겨나고 있으며, 인터넷 동호회도 조직돼 저변이 확대일로에 있다"고 말했다.

울산에서 이처럼 MTB가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은 산이 많고 기본적으로 경제생활이 다른 도시에 비해 비교적 풍족하기 때문. 또 산업도시의 특성상 젊은 사람이 많다는 것도 원인 중의 하나다.

MTB자전거는 입문용의 경우 50만~60만원 수준이지만 2~3년의 경력을 쌓고 나면 자전거의 성능을 중요시 여기게 되므로 가격이 200만원대로 높아진다. 마니아들은 500만원대까지도 주저하지 않고 구입한다. 여기다 헬멧, 전용신발, 안경, 유니폼 기본 장비를 구입하는데 40만~50만원 정도 들어간다. 이들 장비도 얼마나 고급인가에 따라 가격은 천양지차다.

울산에서 동호인들이 자주 찾고 있는 곳은 당연히 영남알프스다. 간월재와 쌀바위 등 임도로 연결된 고지대를 갖추고 있는 영남알프스는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해 전국 MTB동호인들이 선호하는 코스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울산에는 대암댐에서 문수산 정상으로 오르는 코스, 울주군 범서읍 척과에서 은을암까지 올랐다가 치산서원 방면으로 내려가는 코스, 울산여상에서 울산대공원산을 가로질러 문수체육공원까지 가는 코스, 동구 염포산 공원횡단로 코스, 마골산 코스 등이 있다.

한편 지역 동호인들이 기다리고 있는 오는 14일의 '울주7봉 전국MTB챌린지'는 울주군 삼남면 교동리 작천정 입구에서 상북면 이천리 사자평까지 24.8㎞ 구간에 펼쳐진다.

마니아들에게는 비교적 짧은 코스로 느껴질지 모르지만 억새가 물결치는 영남알프스의 풍광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흔하지 않는 행사인 만큼 투어링의 자세로 임하면 훨씬 마음이 가볍다.

이번 코스 가운데 작천정에서 간월재까지는 1년 미만의 경력도 갈 수 있는 비교적 난이도 낮은 구간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간월재에서 배내골로 내려갔다가 다시 배내재로 올라가는 코스는 2~3년의 경력을 필요로 하는 다소 난코스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배내재에서 사자평까지는 경사가 심해 마니아들에게도 만만찮은 코스다.

이치추 연합회장은 "울산은 주변 자연여건과 경제적인 측면에서 MTB가 어느 도시보다 널리 확산될 수 있는 도시"라며 "영남알프스 MTB 투어링은 관광과 건강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홍보한다면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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