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화환율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원/달러환율은 8월17일 950.4원에서 10월1일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저수준인 913.7원으로 떨어진 다음 91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환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은 미국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 등으로 글로벌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우리나라의 수출호조로 기업들이 수출대금으로 받은 달러화를 외환시장에서 계속 팔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업체의 채산성과 가격경쟁력이 약화되어 수출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원화환율이 달러당 950원에서 910원으로 하락한 상황에서 수출업체가 1억 달러어치 상품을 수출하면 수출대금은 달러표시로는 1억 달러로 변동이 없으나 원화표시로는 950억원에서 910억원으로 줄어든다.

환율하락으로 이익이 줄어든 수출업자는 수출보다는 내수에 관심을 돌리거나 수출품의 달러표시 가격 인상을 요구하게 된다. 즉, 환율이 950원에서 910원으로 하락할 경우 1억 달러 상품을 수출한 업체가 종전과 같이 원화표시로 950억원을 벌기 위해서는 수출품의 가격을 1억 달러에서 1억439만 달러로 인상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업자가 버는 수출대금이 줄어들게 되어 채산성이 악화될 것이며, 만약 종전과 같은 수출대금(원화표시)을 받기 위해 수출가격(달러표시)을 올리게 되면 가격경쟁력이 약해져 수출이 줄어들게 된다. 결국 환율하락은 수출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기업들의 원가절감 등을 통한 품질경쟁력 향상, 수출지역 다변화 등의 노력으로 환율하락의 부정적 영향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추가적인 환율하락은 우리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경제주체들은 환율변동에 예의 주시하면서 적극 대응해야겠다.

전현우 한국은행 기획조사팀 과장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