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가회박물관
주술적 신앙 반영된 부적·벽사그림도 대거 소장

▲ 가회박물관 전시실 전경
민화는 세계의 어느 나라, 어느 민족에게나 있으며 저마다 고유한 신앙과 생활풍속 및 민족의 미감을 보여주는 소박한 그림이다. 따라서 민중의 즐거움, 슬픔, 삶, 죽음, 기쁨, 사랑, 미움, 자연의 아름다움 등이 가시적으로 조형된 그림으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순수하고 자유로우며 서민들의 미의식과 정서를 반영한 그림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삶과 염원이 담겨있는 부적과 민화를 전문적으로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이 있다. 지난 2002년 문을 연 가회박물관은 한국 고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전통 한옥 전시실에 옛 사람들의 진솔한 감정이 담겨있는 민화와 주술적 신앙이 반영돼 있는 벽사그림, 통일신라시대의 인면와(人面瓦), 귀면와(鬼面瓦) 등을 전시하고 있다. 또 부적병풍을 비롯한 각종 부적, 부적판 등이 전시돼 있어 재난극복을 위한 선조들의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가회박물관에는 민화 250여점, 부적 750점, 전적류 150점, 무신도 100여점 및 기타 민속자료 250여점 등 총 1500여점의 유물이 소장돼 있다. 민화를 위주로 부적·부적판·부적책 등 부적 관계자료가 대부분인 셈이다.

우리 겨레는 반 만년 유구한 세월동안 외래문화를 수용하면서도 전통 문화의 주체성과 독자성을 잘 지켜왔다. 그러나 오늘날 산업이 발달하고 생활양식이 급변하면서 우리의 전통문화는 점차 퇴색되어만 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 민족의 전통 유산인 민화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전시해 훌륭한 문화유산을 느끼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가회박물관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일깨우기 위해 선조들의 삶과 지혜가 담겨있는 민화와 부적을 보다 깊이있게 연구해 그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 박물관의 주요 프로그램은 비정기 특별전, 단체관람 예약시 설명, 부적판 찍기, 귀면와 탁본, 민화 색칠하기 등으로, 정기휴관을 하는 월요일을 빼고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가회박물관은 서울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에서 가회동 방향으로 200m 가량 직진하다 보면 전통병과교육원이 나오는데 이 교육원 옆 가회어린이집 골목으로 30m 가량 들어가면 찾을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 현대사옥에서 한 블록 왼쪽 도로에 위치한 헌법재판소에서 감사원 가는 방향으로 직진해 500m 거리에 있다. 단체관람객의 경우 미리 예약을 한 뒤 관람해야 한다. (02) 741·0466.

전시를 관람하고 나면 박물관 한 켠에서 관람객이 직접 부적을 찍고, 귀면와를 탁본(拓本)을 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 밖에도 전남 나주 동원사에서 직접 가져온 녹차가 무료로 제공돼 통나무 의자에 앉아 한옥의 정취를 느끼면서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잠시나마 삶의 여유를 느낄 수도 있다. 박철종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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