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표중 절반만 주권 행사 해프닝

투표관리원도 주민들도 ‘진땀’

투표소 잘못 찾아 발길 돌리기도

▲ ‘투표용지 헷갈리네’ 남구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교부받은 뒤 후보자 이름을 한참동안 확인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광역단체장에서 교육의원까지 8명을 한꺼번에 선출하는 ‘1인8표제’가 처음 실시되면서 울산지역 투표소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선관위의 사전홍보로 투표방식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막상 투표장에 들어서는 혼란스러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는 반응이다.

△1인 8표제 4표만 투표하고 나가

투표일인 2일 오전부터 8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투표를 해야 하는 새 방식 때문에 주민들과 투표 관리원들이 모두 진땀을 빼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울산시 북구 현대아파트(농소1동 3투표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는 처음 4장의 투표용지를 받아 표를 행사한뒤 곧바로 돌아가려는 주민들을 투표관리원들이 일일이 찾아 투표 과정을 다시 설명하고, 2차 투표를 안내하는 일이 잇따랐다. 또 오전 8시 전후로 주민들이 투표소에 조금씩 몰리자, 투표용지를 나눠주는 관리원들이 여러장의 투표용지를 분배하는라 진땀을 흘렸다. 한 투표관리원은 “8장의 투표용지와 1차와 2차로 나눠진 투표방식 때문에 지역 대부분의 투표소에서 이런 모습이 연출됐다”며 “투표소별로 9~12명 정도 관리원이 배치돼 있는데, 투표율이 높지는 않은데, 손이 모자랄 정도로 정신이 없다”고 전했다.

또 울산시 남구 신정2동 4투표소에서는 일부 유권자들이 교육감과 교육의원, 시의원, 구의원 등 4명에 대한 1차 투표만 하고 나가려다 선거사무원의 제지로 2차 투표를 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자 일부 선관위에서는 투표방식을 모르는 유권자들이 1차 투표를 마치고 바로 귀가하는 일이 없도록 자원봉사자들을 출구에 집중적으로 배치하기도 했다.

삼호·무거동(3선거구)지역 투표소에서는 단독 출마한 후보가 무투표 당선된 사실을 모르는 유권자들이, 1차 투표에서 “왜 투표용지를 3장만 주느냐”며 묻는 장면도 자주 보였다.

또 예년과 달리 후보가 많다보니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은 기표소 앞에서 한참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고, 가족 단위 유권자들은 “빨리 투표하라”며 서로 재촉하기도 했다.

△투표장소를 못찾겠네

“할머니는 화정초등학교로 가셔야 되는데요.” 투표소를 잘 못 알고 찾아온 유권자들이 신분 확인 후 발걸음을 돌리는 해프닝이 잇따라 발생. 오전 9시50분께 울산시 동구 대송동 주민센터를 찾은 한 할머니는 투표용지를 받으려 대기하던 중 자신이 속한 지역구 투표소가 화정초등학교임을 알고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또 10시40분께에는 화정초등학교 투표소를 찾은 한 할아버지가 신분을 확인하다가 “근처 상무체육관으로 가서 투표하셔야 된다”는 안내를 듣고 쓸쓸히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소 위치를 사전에 통보했는데도 잘 못 찾아오시는 분들이 종종 있다”며 “어련히 ‘옛날에 했던 그곳에 가면 되겠지’하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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