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6·2 지방선거

6·2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등 야권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도 서울을 탈환하는 등 한나라당이 8년간 독점해온 지방권력을 분점함으로써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또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7년 넘게 이어진 선거 참패의 사슬을 끊었는가 하면 경남에선 민주당 출신인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선전하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한나라당의 텃밭인 부산에서도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40% 이상이란 역대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도 이루지 못했던 영남으로의 동진(東進)의 꿈을 이룬 것이다.

특히 ‘호남당’, ‘불임정당’이란 오명을 쓰고 있던 민주당에게 있어 이번 지방선거는 당이 안고 있던 한계를 일거에 털어낸 중대 전환점이 됐다. 민주당이 이런 기세를 이어간다면 약 2년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원내 1당으로 복귀하고, 나아가 대선 승리도 도모할 수 있다는 기대도 없지 않다.

현실적으로는 제1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이 부각되는 한편 정치지형에서 갖는 영향력과 견제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18대 총선에서 의석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뒤 거대 여당인 한나라당에 정국주도권을 내준 채 속절없이 끌려다녔다.

지난해에는 미디어법에 이은 한나라당의 4대강 예산안 강행처리를 막아내지 못했다. 그때마다 당은 패배주의에 짓눌린 채 책임공방으로 요동쳤고 계파 갈등은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전면전으로 확산됐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앞으로 여당은 야당을 무시, 배제한 채 독단적으로 국정을 이끌어갈 수 없게 됐다”며 “당이 지도부 중심으로 결속하게 된 것도 이번 선거에서 거둔 주요 성과”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세균 대표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차기 당권 도전에 파란불을 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 대선후보였던 정동영 전 의장과 손학규 전 대표 못지않게 명실상부한 예비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민주당의 선전이 야권의 전면적 재편으로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후보단일화가 이변을 연출한 동력이 됐다는 점에서 제야당과의 연대 압력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기적으로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야권의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와 맞물려 이해찬 전 총리와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친노 인사들을 포함한 대통합 야당의 출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이 지역당의 모습을 완전히 털어내기 위해서라도 영남 등 불모지를 아울러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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