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4·27 재선거 결과 분석과 향후 정치지형
격전지서 승전보 야권연대는 축제 분위기
지방의원 의석 늘린 한나라 의정 안정운영 울산 4·27 재선거에서 사실상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야권이 승리했다. 한나라당은 ‘깃발만 꼽으면 된다’는 중구청장 재선거에서 무난하게 승리를 이끌었지만, 전략지역인 동구청장을 야권에 다시 내줘 패배의 충격에 휩싸였다.
한나라당은 인물론과 지역발전론을 앞세워 중구청장과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는 무난히 승리했다. 반면 반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 심판론을 외치며 사상 처음 전 선거구에서 단일후보로 맞대응해 동구청장을 다시 탈환하는 새로운 정표를 세웠다.
여야 정치권이 중앙당 및 지역조직과 인력을 총동원해 격전을 치룬 이번 4·27 재선거의 선거구별 승리의 의미와 향후 정치기상도 등을 분석·전망해 본다.
◇한나라 3곳, 민노 1곳 승리
△중구청장 재선거
중구청장 선거는 한나라당 박성민 후보가 민주당 임동호 후보에게 진땀승을 거뒀다. 박 후보는 선거전 각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20%P 안팎의 격차를 유지해 박 후보의 ‘안정적 우세’가 예상됐다. 하지만 선거 막바지 TV토론회 참여 기피와 전과 전력 등의 약점을 노출시키면서 추격을 허용, 개표 종료직전 400여표까지 따라잡혔으나, 보수진영의 두터운 표심에 힘입어 행운승을 거뒀다.
박 후보는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이같은 약점을 노출시키면서 무소속연대 조용수 후보에게 패배해 ‘본선 경쟁력’에 상당한 우려를 낳았다.
김경우기자 [email protected]
때문에 김철욱 전 울산시의장, 유태일 전 울산신보이사장 등과의 당내 공천경쟁에서 밀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이를 극복하고 공천권을 따냈다. 지난해 선거 출마 경력이 주민 인지도·지지도 등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민주당 임동호 후보는 야당 단일후보의 위상과 범 야권차원의 총력지원에도 불구, 울산의 정치1번지 중구에 야권의 교두보를 확보하는데 실패했다. 두터운 보수진영 표심과 재선거로 인해 지역 정치에 거부감·염증을 느끼고 있는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유인하지 못한게 주요 패인으로 분석됐다.
△동구청장 재선거
지난해 6·2지방선거에 이어 또다시 야권연대의 돌풍이 거세게 몰아쳤다. 야 4당의 ‘이명박 정권 및 한나라당 심판론’이 결국 유권자들의 표심을 붙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야당 단일후보인 민노당 김종훈 후보는 한나라당 임명숙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선거에서 한나라당 정천석 후보에게 1999표 차이로 뒤져 아쉬운 낙선을 경험한 김 후보는 이번 재선거에서 만회했다.
민노당은 두 번 연속 한나라당에 내줬던 동구청장 자리를 탈환했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특히 노동자, 서민을 위한 정치를 펼친다고 자처하는 민노당으로선 노동자의 도시라 불리는 동구청장을 배출하면서 진보정당으로서의 자존심도 되찾았다.
여론조사에서 박빙 열세를 보이던 김 후보의 당선은 노동자들의 숨어있던 표심 분출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후보는 지역 방송사가 실시한 3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비록 오차범위 내지만 1차를 제외한 2, 3차 조사에서 임 후보에 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응답 비율은 최대 26.6%에 달했다. 당선가능성에서도 임 후보가 김 후보를 최대 25.7%P까지 앞서기도 했다. 역시 무응답 비율은 최대 30.5%였다.
△중구 광역·기초의원 재선거
여야 후보 5명이 치열한 대결을 벌인 중구 광역의원 1석은 여당의 프리미엄을 안은 한나라당 김일현 후보에게 돌아갔다. 김 후보는 6·2 지방선거 때 무소속 박래환 후보에게 3000여표 차이로 대패해 ‘본선 경쟁력’이 의문시 됐으나, 지구당의 전폭적인 지원 등에 힘입어 승리를 낚는 행운을 누렸다.
중구의원 1석을 놓고 겨룬 한나라당 권태호 후보와 민노당 황재인 후보 간 맞대결에서는 권 후보가 승리했다. 권 후보는 지역 조직과 인력지원에 힘입어 지난해 지방선거 패배의 불명예를 만회했다.
◇향후 울산 정치지형은
울산지역 행정과 지역 정치계에도 상당한 변화와 후폭풍이 예상된다. 민노당은 동구청장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울산의 기초단체장 지형도가 ‘여 3, 야2’로 엇비슷한 힘의 균형이 맞춰지는 것은 물론 북구에 이어 동구도 진보진영의 메카임을 재확인했다.
한나라당은 광역의원 선거에 승리하면서 시의회의 지분을 13석(비한나라당 12석)으로 늘렸다. 특히 이희석 의원의 구속으로 현재 2대2로 동석인 산업건설위원회는 3대2로 우위를 점해 향후 한층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 일각에선 야권 승리시 산업건설위의 여소야대 구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자칫 울산시가 추진하는 산업단지개발 등 각종 개발정책에 급제동이 걸릴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중구의회에서도 한나라당이 총 11석 중 7석을 점유해 확실한 우위에 섰다.
김창식기자 [email protected] 이왕수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