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내 힘을 나눠주는 배려

이웃사랑 실천의식 고취시켜

청소년 유토피아 실현됐으면

▲ 안지원 울산시청소년진흥센터 지원팀장
우리나라는 1995년 5월31일 교육개혁에 의해 청소년 자원봉사를 학생생활기록부에 기록하도록 지정했고, 대학의 자원봉사학점제 등을 실시함으로써 자원봉사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도록 했다. 이는 미국 등 선진국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일부 발췌해 사용한 것으로 당시에는 제법 파격적인 정책적 선택이었다.

물론 이를 통한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자원봉사는 말 그대로 ‘스스로 원해서 하는 봉사활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원봉사 의무 이수 시간을 채우기 위한 청소년들의 ‘어쩔수 없는’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그 주된 내용이었다.

사실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이 의견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필자 또한 이 내용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사실에 대해 너무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자원봉사의 의무화를 줄기차게 제창해왔고, 지금도 강조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의무화를 통해 어쩔 수 없이 진행되어 지는 자원봉사라 할 지라도, 이를 하지 않는 청소년보다는 훨씬 많은 효과와 학습을 이루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주 극소수이던 청소년 자원봉사 동아리는 한 학교당 4~5개까지 되는 학교도 있을 만큼 발전했고, 자원봉사를 통해 과학봉사, 예술봉사 등 여러 가지 문화활동도 자연스럽게 발전했으며, 그저 학교, 영화관, 오락실, 노래방, 인스턴트 패밀리레스토랑에 국한되던 청소년들의 여가활동 선택을 넓혀주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많은 청소년들이 아직까지도 자원봉사에 임하면서 그저 시간 떼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또 다른 면 속에 많은 청소년들이 자원봉사를 통해 자원봉사시간 외에 보람과 뿌듯함, 사랑을 많이 얻어가고 있다.

바로 이런 효과를 가져온다는 점이 우리가 자원봉사 의무화의 허점과 잘못된 방향에도 불구하고 없앨 수 없는, 아니 오히려 더 강력히 추진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이유이다.

그럼 자원봉사의 의무화는 어쩔 수 없다고 하자. 그리고 자원봉사가 꼭 필요한 부분임에도 이견이 없을 것이라 치자. 그렇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자원봉사를 위한 우리들의 노력은 무엇이 필요할까.

무엇보다도 자원봉사 활동때 청소년들의 의식확립, 지도자들의 의식개선, 자원봉사에 대한 여건 확충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기본적이고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의식확립이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자원봉사가 보다 부족한 사람들에게 내 힘을 나눠주는 배려라는 정말 기본적이고 상투적인 사실을 100% 인지할 필요가 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이 인식에 대한 기본적인 의식이 돼 있지 않다면 청소년 자원봉사는 그저 무급 아르바이트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지도자들의 의식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소수이긴 하지만 아직도 여러 자원봉사활동 기관에서 자원봉사자들에 대해 그저 일꾼 부리듯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도자들 스스로가 자원봉사에 대해 소중함을 알고, 고마움과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청소년들도 자신의 일에 대해 보람을 느끼고 하고자 하는 노력이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를 기본바탕으로 자원봉사에 대한 여러 가지 환경적, 경제적인 부분들이 확충된다면 아마도 청소년 자원봉사의 새로운 페러다임이 완성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끝으로 청소년과 관련된 글을 써 오면서 느낀 것은 청소년과 관련된 해답은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것이다. 단지 그 것을 시행하기 위한 노력, 하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우리 모두가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게 된다면 아마도 가까운 시일 내에 지도자나 청소년 모두가 원하는 청소년의 유토피아가 실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그 유토피아가 실현되기 위해 우리 모두가 함께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안지원 울산시청소년진흥센터 지원팀장

(공업탑은 공업도시 울산의 상징입니다. 칼럼 ‘공업탑’은 울산의 공업센터 지정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이 개성있는 생각을 펼치는 코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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