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층 기부 OECD회원중 ‘꼴찌’

‘아너소사이어티’ 참여 활성화로

함께 잘사는 복지공동체 구현을

▲ 양주근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배분팀장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인연을 맺으면서 느끼게 된 소회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이야기는 우리의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소비생활이 자연스럽게 기부활동으로 연결되고, 이런 개인의 착한소비가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크고 작은 모임자리가 있으면 어김없이 하는 행동이 하나 있다. 건배제의가 있을 경우 건배주는 어김없이 우리 울산지역에서 생산되는 막걸리로 하는 것이다. 평소에 술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으로 소문이 나있는 터라 함께하는 사람들이 무척 의아해 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오 케이”를 연발한다.

그 이유는 막걸리 병에 ‘사랑의 열매’ 로고가 새겨져 있는 것을 확인시켜 주기 때문이다. 이 막걸리는 지난 3월10일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지역사회공헌협약을 체결한 울산탁주공동제조장의 대표상품이다.

그리고 점심시간을 이용해서는 직장동료들과 가끔씩 방문하는 곳이 있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기증받아 수선을 한 후에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를 하고,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돕는 비영리재단법인이 운영하는 ‘아름다운 가게’다. 사무실과 점심식사를 하는 식당 중간에 위치하고 있는 터라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정리해서 가끔씩 기증을 하기도 하고, 또한 저렴한 가격으로 필요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쇼핑의 여유를 즐기기도 한다.

또한 가족과 함께 마트에서 시장을 볼 때도 사회공헌활동을 하는 기업의 제품을 관심 있게 보면서, 생수를 한 병 살 때도 ‘사랑의 열매’ 로고를 확인하고, 자연스럽게 딸에게 나눔과 착한소비의 교육도 한다. 계산을 끝내고 받은 영수증은 매장에서 별도로 제작해 놓은 모금함에 가서 우리 가족이 원하는 사회복지시설의 모금함에 영수증을 넣는 것으로 쇼핑을 마무리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용하는 카드도 기부형 착한카드 상품이 나와 있고, 보험도 사랑의 보험 상품들이 나와 있다. 온라인에서 운영되는 쇼핑몰에서도 기부형 쇼핑몰들이 운영되고 있어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일상 속에서 이루어지는 소비활동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나눔을 실천할 수 있고, 이런 착한소비가 우리 지역사회를 아름답게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우리사회의 지도층에게 요구되어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말의 유래는 귀족사회인 유럽에서 귀족계급이 평민들로부터 존경받고 명예를 유지하려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우리사회가 양극화를 해소하고 다함께 잘 사는 복지공동체를 구현하려면 사회지도층과 저명인사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실천이 매우중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OECD 30개 회원국 중 사회지도층의 기부활동 실천 여부를 평가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항목에서 최하위를 차지했다는 사실과 기업의 기부액은 세계적인 수준이지만 기업인 개인의 기부는 아직 미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를 활성화 하고 있다. 익히 알려져 있듯이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원 이상의 기부를 약정하고,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바탕으로 참여와 지원을 통해 더 밝은 내일을 여는 사회지도자들의 모임이다. 이 같은 ‘아너 소사이어티’가 아직까지는 전국적으로 46명 밖에 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울산은 다른 지역에 비해 다소 많은 6명의 ‘아너 소사이어티’가 활동하고 있다는 것과 전체적으로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반가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울산은 기업적 측면이나 개인적인 측면에서 다른 도시에 비해 경제적 상황이 비교적 나은 편이다. 그래서 다함께 잘 사는 복지공동체 울산을 만들어가는 대열에 시민들의 착한소비와 사회지도층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 함께 한다면 더욱 아름답고 살기 좋은 도시, 다함께 행복한 도시로의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양주근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배분팀장

(공업탑은 공업도시 울산의 상징입니다. 칼럼 ‘공업탑’은 울산의 공업센터 지정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이 개성있는 생각을 펼치는 코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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