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20대 여성 피살사건으로 물러난 조현오 경찰청장의 후임에 이강덕 서울경찰청장과 김기용 경찰청차장 등 2명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위원회는 16일 오후 경찰청장 인선을 위한 회의를 개최한다. 7인으로 구성된 경찰위원회는 이날 회의에서 차기 경찰청장 단수 후보를 확정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강덕 서울청장과 김기용 경찰청차장의 2파전으로 압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대 1기 선두주자인 이 서울청장이 승진한다면 경찰대 1기 출신의 첫 ‘경찰 수장’이 된다.
 이 청장은 2008년 청와대 근무를 거쳐 부산경찰청장ㆍ경기경찰청장ㆍ서울경찰청장 등 경찰의 핵심 보직을 맡으면서 경찰청장으로 가는 코스를 차근차근 밟아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의 고향(경북 포항) 출신인 데다 민간인 불법 사찰 문제가 불거진 2008년 청와대 공직기강팀장을 맡았다는 게 큰 부담이다.
 충북 제천 출신인 김 차장은 행정고시 특채 출신으로 경찰에 입문했고, 올해 초 치안감에서 치안정감으로 승진했다. 김 차장은 합리적인 성품이지만 조직장악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향후 정국 상황 등을 고려, 이 청장보다는 김 차장이 차기 경찰청장으로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총선 이후 새누리당과의 관계 복원과 국회 인사청문회를 감안할 때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강덕 경찰청장 카드’는 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찰의 사기를 감안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최근 ’룸살롱 향응‘ 파문과 경기 수원 20대 여성 피살 사건 등 잇단 악재 속에 경찰 기강을 바로잡고, 제도개선을 위해서는 이 청장이 기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분위기상으로 김 차장 쪽에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차기 경찰청장 인선을 놓고 막판까지 고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새누리당과의 관계 복원이냐, 준비된 청장을 기용하느냐에 대한 이 대통령의 결심에 달려있다는 얘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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