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철새-호랑지빠귀

▶학 명 : Turdus dauma aureus

▶분 류 : 참새목 딱새과

보통의 새들은 아름다운 소리와 털빛으로, 더러는 기품있는 자태로 잔잔한 즐거움과 볼거리를 제공하곤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호랑지빠귀 만큼은 이러한 보통의 새들이 사람들에게 주는 정서적 즐거움과는 거리가 너무나 먼 새로 여겨지고 있다.

 봄이 가고 여름이 짙어오면 산이나 숲 가까운 곳에 있는 주택이나, 갬핑을 위해 산속의 계곡주변에서 탠트를 치고 물놀이를 즐기다 늦은시간 잠자리에 들라치면 어두운 숲속에서 한밤 동안 이어지는 정체불명의 괴기스런 울음소리가 있다.

 "휘~~익" "휘~~익", 가늘게 이어지다 다시 살아나고 다시 이어지는 소리.

 마치 망자의 유령이 길게 내뱉는 휘바람 소리 같은 이 소리에 보통 사람들도 몰려오는 공포감에 섬짓함을 느끼며,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호랑지빠귀의 밤 울음소리는 사람들 가슴속의 잠재된 공포감을 다시 일깨워 세우는 미묘한 요소들을 두루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한 듯하다.

 더러는 이 울음소리 때문에 여러 곳에서 큰 소동이 발생하곤 했는데 이른바 귀신소동이다. "밤만 되면 뒷산에서 귀신이 휘바람을 불어 도저히 살 수가 없다"는 내용으로 이러한 귀신소동은 점점 부풀려지고 가공돼 그럴듯한 스토리로 만들어져 동내사람들을 완전히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곤 한다. 이어 원인을 발혀달라는 요구에 경찰이 조사에 나서고, 결국은 조류학자가 그러한 공포에 종지뿌를 찍곤 했는데, 이같은 사실을 알고 난뒤에도 그 괴기스런 울음소리는 쉽게 무시할 수 없다고들 한다 한다.

 호랑지빠귀는 봄에 우리나라를 찾아와 낙옆활옆수림이나 잡목림 속에 둥지를 틀고 번식하며 겨울에는 중국 남부, 타이완, 필리핀, 동남아시아 등지로 남하해 월동하는 새다.

 먹이로는 딱정벌레, 나비, 매미, 메뚜기 등의 유충과 성충, 거미, 지네, 달팽이 등을 먹으며, 식물성으로는 포도 등 열매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길이는 약 27㎝정도로 깃은 황색을 띤 올리브 갈색이며, 몸에는 흑색의 초승달 모양의 반점이 있다. 날 때는 날개 아랫면을 가로로 잇는 흑색띠와 백색띠가 특징적이다.

 만일 무더운 여름날 공포체험을 원한다면 가지산 계곡이나 배내골 계곡 깊은 곳에 탠트를 치고 한밤을 지내보라. 그리고 숨죽여 끝없이 이어지는 냉기스린 호랑지빠귀의 울음소리를 들어보라. 그래도 잠이 잘 든다면 술에 취해 있었거나 동료가 세사람 이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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