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첨단 과학기반 비즈니스 창업으로
울산의 새로운 미래개척 주도해야

▲ 임진혁 유니스트 테크노경영학부 교수 경영정보학 박사

“Be your own boss.”라는 영어 표현은 회사에 취직하여 상사의 지시에 따라 일하는 회사원이 아니라 ‘Self-employment’ 즉 창업을 통해 자영업을 운영함으로써 자신이 스스로 보스 즉 CEO가 되라는 것이다. 이는 많은 직장인들의 로망이지만 막상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창업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청년들 특히 대학 졸업생들의 실업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수출 산업위주의 고용 없는 성장으로는 필요한 일자리 창출이 어렵기 때문에 정부는 예산 확충과 금융제도 개선 등을 통해 청년창업 활성화를 위한 강력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2012년 청년 창업 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1조6000억원의 청년창업자금 지원과 청년 기업가의 부담을 줄여주는 금융제도 신설, 실패하더라도 쉽게 재도전할 수 있는 제도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그런데 문화 콘텐츠, 지식 서비스업, 제조업을 중심으로 적극 지원하는 정부의 창업 지원 정책과 대학생들의 창업에 대한 선호도 조사 결과가 다소 상반된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나라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창업 분야는 ‘커피숍 및 식당(35.6%)’이었다. IT(앱·소프트웨어 개발 등)관련 분야는 10.4%에 그쳤다. 요식업 창업을 가장 많이 고려한다는 것은 대학생들이 지식 기반 창업에 도전하기보다는 편안한 생활에 안주하고 싶어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또한 지식 기반 창업에 대한 연구 기반과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미국 서부의 대표적인 명문인 스탠퍼드 대학교 출신이 창업한 기업의 연간 매출은 2조7000억달러(약 2979조4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세계 경제 규모 5위인 프랑스의 GDP 2조7120억달러와 거의 같고, 15위인 한국의 GDP 1조1600억달러보다 배 이상 많은 수치다. 또 이들 기업을 통해 54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었다. 1891년에 러렌드 스탠퍼드가 15세에 죽은 아들을 기념하기 위해 스탠퍼드 대학을 설립했을 당시에는 미국 서부가 동부에 비해 모든 것이 뒤쳐져 있었다.

그러나 이 대학을 중심으로 IT관련 첨단산업들이 눈부시게 발전하여 ‘실리콘 벨리’라는 세계 최고의 산학협동 클러스터가 구축되었다. 스탠퍼드 대학에서는 현장에서 유명한 기업가들이 학생들의 멘토로 교육에 참여하고 기술 벤처, 바이오 디자인 프로그램 등 다양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창업에 최상의 환경을 제공한다. 스탠퍼드의 최고의 과학 기술 교육과 연구 기회가 최첨단 산업 기지의 성공적인 창업으로 직결되는 것이다.

한국 산업 근대화의 메카였던 울산에 UNIST가 개교한지 4년이 되어간다. 유니스트는 단기간에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사업 2개 선정, 신기술 융합형 신 성장 동력사업단 주관 대학 선정, 2차 전지 원천 기술 개발 기술 이전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냈다. 또한 독일 막스프랑크 분자의과학 연구소와 공동으로 줄기세포 연구센터를 설립했고 201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영국의 노보셀로프 박사를 명예소장으로 하여 ‘그래핀 연구센터’를 출범했다. 이처럼 유니스트는 2030년까지 세계 10위권 이공계 특성화 대학 진입을 목표로 하고, 최첨단 과학분야의 광범위한 융합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세계적 과학 기술 선도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울산의 조선, 자동차 및 석유화학산업은 성숙기에 접어들었기에 더 이상의 고용창출이나 성장동력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울산은 그 동안 생산기지의 역할만 했을 뿐, 연구·개발같은 미래성장을 위한 핵심역량은 부족했다. 그간의 청년창업은 주로 쇼핑몰 혹은 서비스산업의 틈새시장 등에 치중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분야는 이미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인 경우가 많고, 진입장벽이 낮아 새로운 경쟁자들이 쉽게 뛰어든다. 또한 틈새시장인 경우 대규모로 성장할 잠재성이 희박하다. 특히 울산의 경우는 그나마도 시장규모가 작아서 청년창업이 어렵다. 하지만 울산의 탄탄한 산업기반과 유니스트의 첨단 과학분야 연구가 결합하면 첨단 과학 기반의 새로운 비지니스의 창업을 위한 여건이 조성될 것이다. 그래서 ‘태화강 첨단 과학 비지니스 벨트’가 탄생하여 지식 기반 창업이 활발해지며 일자리가 창출되고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을 통해 울산의 새로운 미래 도약의 발판이 마련될 것이다.

임진혁 유니스트 테크노경영학부 교수 경영정보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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