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전공 선후배들의 즐거운 일터
나무 이름표·문패 등 제작...대표 등 직원 16명 대부분
대학 동문들 동료애 끈끈...작년 ‘우수마을기업’ 선정
휴일엔 재능기부에도 앞장

▲ 대학에서 산업·시각 디자인을 전공했던 청년들이 장년이 돼 즐겁게 일하며 돈을 벌자는 꿈을 이룬 마을기업 ‘아낌없이 주는 나무(대표 채수근·왼쪽 세번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울산시 북구 연암동 주택가 골목. 1990년대 울산대 산업·시각 디자인학과에서 함께 공부하고, 봉사활동도 함께 하던 청년들이 세월이 지나 즐겁게 일하며 돈을 벌자는 꿈을 이루기 위해 마을기업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결실을 이뤘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대표 채수근)는 압력이 센 ‘모래총’을 나무에 쏘아 약한 부분을 패이게 해 미적감각을 살리는 ‘샌드블라스팅(sand blasting)’ 기법으로 이정표, 나무이름표, 문패, 감사패 등과 같은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주요 사업으로 한다.

이런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술적 감각과 동료간의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 4명의 정규직을 비롯한 16명의 직원 대부분이 채수근 대표와 대학 선후배 사이로 끈끈한 동료애가 남다르다. 여기에 동문수학한 비정규직 주부사원들의 남편들의 적극적인 지원도 지난 2012년 초 마을기업 준비부터 그해 3월30일 1차 마을기업 선정, 올해 5월9일 재선정까지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성장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마을 기업 선정 첫해인 지난해 5억원대 매출을 올렸다. 그해 12월 안전행정부가 선정한 전국 9개 ‘우수마을기업’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올해는 6억원대 매출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5억원대 매출을 올리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채수근 대표는 마을문패 하나를 달기 위해 강원도, 전라도, 충청도 등 전국 각지를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제품 그 자체가 광고판이기 때문에 주문이 연이어 들어오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할 예정이다.

채 대표는 “전 직원이 디자인을 공부한 사람이라 구매자 측에서 시안을 고쳐 달라고 하면 즉석에서 고치는 등 작업의 속도가 빠른 것이 장점이다”면서 “여기에 자신의 일을 스스로 찾아서 즐겁게 하는 것도 좋은 직장을 만드는 분위기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직원 복지, 특히 어린이방을 만들기 위해 사무실 이전을 감행했을 정도로 육아정책에 있어서는 타 마을기업의 수준을 뛰어넘는다. 외부 작업날은 전직원이 함께 야유회를 떠나는 날로 아예 정해 놓았다.

채 대표는 “사람이 많고 물품 단가가 높아 매출이 많은 것일 뿐 중요한 것은 재미를 찾기 위해 함께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윤 창출보다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끼리 화합을 이루면서 잘 지내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아낌없이 주는 나무 직원들은 휴일에는 일터의 공구를 가지고 솟대만들기, 공예품 만들기 체험 등의 재능기부 행사에도 참여하며 이웃들을 위한 나눔도 실천하고 있다. 288·7072.

전상헌기자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