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엄마도 자식도 지금은 적응중
대화로 용기내어 친밀한 관계를

▲ 배윤주 울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원

【문】 부모님의 이혼 후 아빠, 새 엄마와 같이 살고 있어요. 처음에 새로운 가족이 생겨서 기쁘고 좋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 엄마와 싸우게 되고, 동생들과 차별하는 거 같아 힘들어요. 아빠마저도 제 편을 들어 주지 않고 새 엄마 이야기만 듣고 저를 혼내고 있어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답】 부모님의 이혼으로 매우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이 느껴져 매우 안타깝네요. 지금 가장 고민이 되고 힘든 것이 아마도 새 엄마와의 관계일 거란 생각이 드네요. 동생과 차별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들이었을까요? 혹시 나의 오해는 아니었을 까요? 새 엄마는 아마도 님이 형이기 때문에 님에게 더 기대하는 부분이 많고, 형이기 때문에 동생을 배려해야 된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새 엄마에게 님이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점, 속상한 점을 진솔하게 대화로 이야기해서 서로의 오해를 풀어 나가야 할 것 같아요.

새 엄마도 아마 지금 님처럼 새로운 가족들에게 적응해 나가고 있는 힘든 시기이기 때문에 님이 느끼고 있는 상처를 잘 발견하고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 누가 먼저 대화를 시도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하지만 무엇보다 용기가 필요할 수도 있겠죠. 용기를 갖고 새 엄마와 대화를 시도하면 지금 보다 훨씬 긍정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아빠와의 관계에서 느끼는 서운함도 있는 것 같네요. 아빠가 항상 친구의 편이 되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컸을 텐데, 많이 실망하고 배신감도 느꼈을 것 같네요. 하지만 아빠 역시 님이 가족들과 잘 지낼 거라는 기대와 믿음을 갖고 계셨을 거예요, 그런데 님이 새 엄마와 갈등이 계속 생기고 적응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여서 실망하셨을 수도 있겠어요. 님이 아빠에게 힘이 되어 주는 건 어떨까요? 새 엄마와 동생과 잘 지내는 모습을 보시면 그 누구보다 기뻐하실 분이 아빠일 거란 생각이 드네요. 새 엄마와 동생과 잘 지내게 되면 자연스럽게 아빠와의 관계도 좋아질 거예요.

새로운 가족이 생긴다는 것, 그리고 잘 지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거예요. 그래도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는 처음의 기쁜 마음을 잊지 않고 계속 노력해보았으면 좋겠어요.

배윤주 울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상담원 청소년 상담 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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