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풍광 즐기며 일상서 탈출”

▲ 태화강 백리길 걷기 행사 도중 참가자들이 해설사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얼마 전 중간고사를 마치고 가을여행으로 태화강 백리길 2구간을 다녀왔다. 2구간은 울산과기대 인근 망성교에서 출발해 사일마을 뒷산 오솔길을 따라 사연댐,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을 돌아보는 코스다.

이번 걷기에는 영남알프스 지킴이인 배성동 시인이 해설사로 동행하셨다. 처음에는 오솔길이 상당히 험했다.

오랜만에 산을 타는 것이라 그런지 다리가 피곤했지만,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니 피곤함도 가셨다. 고개 하나를 넘어 사연댐의 전경이 다 보이는 전망대에 올랐다. 댐이 건설된 이곳이 옛날에는 마을이 있었는데 댐이 들어서면서 마을이 수몰되었다는 말을 들으니 믿겨지지 않았다.

 

▲ 임수빈(강남고 1)

물길을 건너오니 20분도 채 안 돼 한실마을 앞에 도착했다. 이곳은 수몰 이주민이 터를 이루고 사는 곳으로 현재도 7가구 정도가 살고 있다고 한다. 댐건설로 인한 농촌 전통사회의 붕괴를 소재로 한 ‘징소리’라는 소설을 상기시키며 한실마을로 들어섰다. 한실마을은 우리가 있던 전망대에서 두 고개를 넘어가면 보이는데 마을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다.

교통수단이 없던 과거에는 걷는 것이 커다란 귀찮음이었다. 양반같이 높은 지위와 경제적으로 풍요로웠던 이들은 걷기를 즐겨했다. 경치를 즐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민 등 서민의 경우 경제적으로 그리 풍요롭지 않아 경치를 즐길 여유가 없었다.

빈곤의 격변기와 공업화를 거쳐 이제 우리네 삶은 경제적으로 풍요로워 졌다. 먼 거리를 비행기 같은 교통수단으로 걷는 것에 비해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단시간에 갈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걷기를 이제 취미삼아 한다. 바쁜 일상에서 탈피해 걷기를 통해 여유를 찾으며 주변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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