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세계 속 데이터는 반영구적 보존
무심코 한 행위가 새 이력으로 남을수도
인터넷 소통에 있어서도 신뢰가 최우선

▲ 이수동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초빙교수 전 울산과학대학교 총장

현대는 데이터 혁명의 시대이다. 각종 상거래에서 발생되는 거래 내용과 결제 정보, 고객 행태와 선호 취향 등의 데이터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전자우편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주고 받은 내용과 뉴스 게시물, 스마트폰 사용 내역, 지피에스(GPS) 이용 정보, 음악, 사진, 동영상 등도 데이터로 활용된다. 이렇게 형태가 다양하고 순환 속도가 빨라, 기존의 데이터 처리 방식으로는 관리와 분석이 어려운 데이터를 ‘빅 데이터(Big Data)’라고 한다. 이들 빅 데이터로부터 ‘누가 빨리 유용한 지식을 찾아낼 것인가’하는 데이터 분석기술은 기업에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월마트는 소셜미디어를 통하여 소비자의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재고의 감소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게 되어 2011년도에만 매출액 500조원을 넘겼다.

정보의 출처를 찾아내고 필요한 데이터나 문서를 검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 회사들은 인터넷의 발전과 함께,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사용자에 힘입어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마이크로소프트 인터넷 익스플로러, 모질라 파이어폭스, 구글 크롬, 애플 사파리 등의 웹 브라우저(web browser)는 정보의 출처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해주며, 구글, 네이버 등의 검색엔진은 데이터와 문서를 검색하여 그 내용과 의미를 알려준다.

세계 곳곳에서 매일 발생되고 있는 데이터와, 각종 정보 그리고 지식을 수집하고 분석하여 활용하는 곳은 인터넷 관련 기업뿐만 아니라, 통신회사, 금융기관, 카드회사, 보험회사, 제약회사, 식품회사, 백화점과 초 대형마트, 영화 렌탈 사이트 등 거의 모든 사업체로 확대되어가고 있다. 국가의 국세청이나 정보기관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가 실생활을 영위하며 매일 매순간 발생시키고 있는 엄청난 양의 빅 데이터는 사이버 세계에 흔적을 남기며 누군가에 의해 이용되고 있다.

실세계에서 우리가 행한 행동들은 그냥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사이버세계에서 발생시킨 데이터는 삭제키를 누르더라도 저장 매체의 자기적 특성 때문에 다시 복원시킬 수 있어 반영구적으로 남는다. 앞으로 우리는 실세계와 사이버세계를 동시에 관리하며 살아가야한다. 무심코 행한 사이버세계에서의 행위들은 축적되어서 우리의 새로운 이력이 된다. 결코 지울 수 없는 이력서가 만들어 지는 것이다. 국가의 정보기관은 국가의 보위 때문에 개인의 신상정보를 획득하고자하는 유혹에 빠져들기 쉽다. 많은 독재국가에서는 테러 대비 등의 이유로 실제로 인터넷을 장악하여 개인 정보를 감시 통제하고 있다.

데이터 혁명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기업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개인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관계도 맺어가고 있다. 사물들은 RFID와 USN과 같은 내장된 센서(sensor)를 통하여 인터넷에 연결되어, 사람들이나 다른 사물들에게 자신의 정보와 감지한 주변의 정보를 송출할 수 있으며,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의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모든 사물들이 지능화되는 ‘사물의 인터넷(Internet of Things)’ 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이러한 사물의 인터넷과 빅 데이터는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각종 응용소프트웨어,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컴퓨터, 하드웨어, 전문가 지식 등을 인터넷을 통해 임대하는 사업-과 융합되어 우리를 ‘유비쿼터스 사회(Ubiquitous Society)’로 이끈다.

유비쿼터스 사회에서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으로 사이버세계에 연결해 업무를 처리하고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으며, 인터넷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물들을 통제하고, 클라우드 컴퓨팅으로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획득하여 이용할 수 있으며, 지능형 전력망과 지능형 교통망 등을 통해 에너지와 도로 교통 등 사회적 기반 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녹색 사회를 앞당겨 달성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비쿼터스 사회에서 인터넷을 통한 서로간의 연결과 소통은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미래사회의 덕목은 다름 아닌 신뢰와 소통이다.

이수동 울산대학교 전기공학부 초빙교수 전 울산과학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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