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인터넷 글에 임산부가 버스 안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 것을 보았다. 자신은 임신 32주, 약 8개월 차인데, 버스 안에서 아무도 비켜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꼭 비켜주기를 바란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은 다른 사람들보다 약한 위치에 있는데 아무도 자리를 비켜주지 않았던 것이 섭섭했다고 한다. 이러한 일이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버스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
학생들은 노약자가 버스에 타 자신의 자리 앞에 서면 자리에서 비켜주는 대신 괜히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자는 척 하는 등 딴청을 피운다. 인터넷에서는 어르신 한 분이 자신에게 자리를 좀 비켜달라고 했다고 화를 내고 그 어르신을 욕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노약자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기에는 세상이 바뀌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일부러 자리를 비켜달라고 부탁이 아닌 강요를 하는 사람들에겐 문제가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다 맞는 말이다. 우리나라는 점점 개인주의적인 사회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는 사람들은 남보다는 나를 더 생각한다.
우리도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의 도움과 배려를 필요로 하는 노약자가 될 것이다. 그 때 사람들이 우리의 고됨과 아픔을 모른 척한다면, 우리도 지금 배려를 받지 못하고 있는 노약자들처럼 서러움과 서운함을 느낄 것이다. 모두가 아름답게 살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생각해 주고 이해해 주는 ‘배려’의 마음이 필요하다.
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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