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규옥 울산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대학 시각디자인 전공 교수

필자는 세미나 또는 학회 발표장에서 외국 교수들에게 자주 디자인을 공부하는 한국유학생들의 표현력이 여느 나라 학생들보다 뛰어나다는 이야기를 듣곤 한다. 처음에는 칭찬인줄 알았지만 곰곰 생각해보니 그 말속에는 우리나라 디자인교육이 자유로운 사고를 통한 콘셉트 교육보다는 기능위주의 교육이 우선시되고 있다는 뜻이 숨어있는 것 같아 마냥 즐겁지 만은 않았다.

디자인을 포함한 예술 분야는 물론이고 기업과 학교, 심지어 일상생활에서도 창의성은 빼놓을 수 없는 화두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다. 그렇다면 과연 창의성의 원천은 무엇일까? 필자는 ‘다양한 경험과 독서’라고 생각한다. 창의적인 사고는 생각의 폭을 넓혀주는 내적인 환경의 성숙이 가장 중요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디자인에 있어 창의적 발상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참신한 아이디어를 어떤 형식으로 풀어내야 하는 활동이다. 이는 일반 상식의 틀을 깨뜨리는 생각의 전환으로 소비자와 클라이언트로부터 관심을 끌어 내야하기에 어렵고 힘들 때가 많다. 이러한 창작과정에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등장한 것이 다양한 발상법의 활용이다. 생각과 아이디어를 구조화시킴으로써 쉽게 기억하고 연상할 수 있으며 이를 발판으로 사고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효과적인 발상법들은 기대 이상으로 우리의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를테면 어릴 때 겪은 남다른 경험이나 인상적인 책을 읽었을 때 느꼈던 감동은 뚜렷하게 기억된다. 이러한 고유의 경험과 독서가 디자인 발상의 근원이 되며,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도구의 활용과 테크닉이 필요하다.

창의적 사고는 어렵거나 복잡한 과정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편견과 고정관념의 틀을 깨뜨리는 것에서 출발할 뿐이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시행착오를 겪을 때 비로소 새로운 아이디어가 얻어진다. 말하자면 창의적 아이디어는 1%의 영감과 99%의 창의적 사고훈련을 통한 노력에 의해 탄생한다고 말 할 수 있다.

이규옥 울산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대학 시각디자인 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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