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 명 : Hirundo rustica

▶분 류 : 참새목 제비과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나즈막한 처마를 가진 초가집을 짓고 살면서 그 처마밑에서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르는 제비를 흐묻한 마음으로 바라보며 아주 친근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아마도 눈앞에서 집을 짓고, 새끼에게 먹이를 날라다 먹여 기르는 모습이 우리네 사람들이 사는 모습과 별반 차이가 없는데다, 해마다 다시 찾아오는 습성으로 서로 신뢰가 생겼는지도 모를 일이다.

 집주인은 봄에 제비가 처음 찾아왔을 때의 반가움과 새끼를 기를 때의 대견함, 새끼들이 자라 둥지를 떠날 때의 서운함을 알고 있으며, 마치 자식과도 같은 애정어린 마음으로 "우리제비"가 다시 집을 찾아 올 것이라는 기대감과 기다림의 기억이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다.

 제비는 음력 9월9일 중앙절에 강남에 갔다가 3월3일 삼짇날에 돌아오는데 이와 같이 수가 겹치는 날에 왔다가 겹치는 날에 돌아오는 새라고 해서 민간에서는 감각과 신경이 예민하고 총명한 길조(吉鳥)로 여겨왔다. 길조라서 집에 제비가 들어와 보금자리를 트는 것은 좋은 일이 생길 조짐으로 믿었고, 처마 안쪽으로 둥지를 지을수록 좋다고 생각했으며, 제비가 새끼를 많이 치면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우리나라에서 제비는 흔한 여름철새지만 환경 오염이 심화되면서 이제 도시에서는 보기 어렵게 됐으며, 시골에서도 그 수가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제비는 이동할 때나 번식기에는 단독 또는 암수 함께 살다가 번식이 끝나면 가족과 함께 무리를 짓는다. 둥지 재료를 얻기 위해 땅에 내려 앉는 것 외에는 땅에 앉지 않는다.

 번식이 끝난 6월부터 10월까지는 평지 갈대밭에 잠자리를 마련하고 해가질 무렵 수천마리에서 수만마리까지 떼지어 모여드는 것을 볼 수도 있다. 먹이는 파리, 딱정벌레, 날도래, 하루살이, 잠자리 등 날아다니는 곤충을 잡아 먹는다.

 유럽, 아시아, 북아메리카 전역에서 번식하고 겨울에는 동남아시아, 뉴기니섬, 오스트레일리아, 남태평양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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