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인환 울산시민안전포럼 이사·경동도시가스 안전기획팀장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면 ‘프로메테우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을 만드는 신(神)으로 사람에게 말하는 법이나 언어나 농사짓는 법 등을 가르쳐 주어 사람들이 행복한 생활하게 하였다. 하지만 이를 시기하던 제우스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불을 빼앗아 버렸다. 이로 인해 사람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렸는데, 프로메테우스가 이를 불쌍히 여겨 제우스의 불을 훔쳐 다시 사람들에게 갖다 주었다. 제우스가 행복한 인간을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불행하게 만들기 위해서 선택했던 도구는 다름 아닌 ‘불(火)’이었던 것이다.

지금 우리의 삶은 불이 없이는 양질의 삶은 물론, 기본적인 삶조차도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다. 불은 우리에게 편리하고 다양한 효익을 제공하지만, 때론 아주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울산지역은 우리나라의 산업수도로, 다양한 산업시설들을 보유한 만큼 화재·폭발 등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엄청난 인명과 재산피해가 발생한다. 문명이기는 편리하고 고마운 것이나 자칫 잘못 사용하면 위험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성경에는 ‘세상 천하를 다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라는 말이 있다. 사고를 피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대책이 있겠지만, 현대생활에서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서는 문명이기의 뒷면에 감춰진 위험을 잊지 않고 조심해야만 한다.

현대사회에서 안전을 지키려면 또한, 조상들의 지혜를 배워야 한다. 어른들로부터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 ‘아는 길도 물어 가라’ ‘불장난 하지 말라’ 등의 말씀을 수 없이 들었으며, 시냇가 징검다리를 건넌 후에는 뒷사람이 쉽게 건너도록 디딤돌을 놓아 주라고 배웠다. 너무나 바쁜 현대사회에서 좀 더 느긋하게 살아가면서 타인을 배려하는 느림의 미학을 가진 사람에게는 안전이 반드시 뒤따라오게 되어 있다. 이를 실천하는 사람이야 말로 진정 지혜로운 사람일 것이다.

울산은 산과 바다, 강이 잘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을 가진 도시다. 이 아름다운 도시에서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시민들 스스로 안전의식을 강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시민들이 안전을 담보로 항상 위험 속에 노출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최인환 울산시민안전포럼 이사·경동도시가스 안전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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