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세련 아동문학가

작년 1월, 코로나19로 시끄러울 때도 이렇게 오래갈 줄은 몰랐다. 하나둘 사망자가 생기는 공포도 조만간 끝나리라 여겼다. 정부의 발 빠르고 공격적인 대처도 미더웠다. 이제는 아니다. 생명체라고 정의할 수도 없는 바이러스 하나 잡지 못하는 인간의 나약함에 지쳐가고 있다. 백신 개발로 조만간 종식될 것이라는 기대도 여전히 불안하다. 그 사이 변이를 거듭하는 바이러스는 도대체 어디까지 진화할까? 세상에 존재하는 숱한 질병을 다스릴 만큼 의학이 발달했음에도 잡히지 않는 코로나19. 의술과 과학의 발달만큼 바이러스도 변이를 거듭한다는 사실이 요즘만큼 두려웠던 적도 없었던 듯하다.

시의적절한 주제들을 다룬 책들은 많다. 그렇지만 <마과회통, 역병을 막아라>(정종용, 애플북스)만큼 시대를 잘 반영한 책도 드물 듯하다. 마과회통은 다산 정약용이 쓴 역병치료 기록이다. 황해도 곡산부사로 재직 당시 창궐한 홍역과 싸운 과정이 생생한 책이다. 역병의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서 치료법과 함께 역병은 예방이 우선임을 강조했다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 책은 다산 정약용이 마과회통을 쓰게 된 과정을 소설로 엮었다. 역병으로 할아버지를 잃은 소년 인성을 통해서 역병을 이긴 사람에게는 항체가 생긴다는 걸 깨우친다. 더불어 인성에게 환자들을 돌보게 한 다산의 지혜가 곳곳에 녹아 있는 청소년소설이다.

이야기는 시작부터 끝까지 오늘날 코로나19의 확산 상황과 아주 닮아있다. 거리두기며 마스크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한 부분은 무릎을 치게 만든다. 시대를 막론하고 전염병은 예방과 주의만이 확산을 막는 길이며, 종식으로 이어진다는 걸 깨닫게 된다. 물론 현대는 다산이 살던 때와는 시대적인 상황이 많이 다르다. 이웃과는 물론 외국과의 교류폭도 넓어진 시대다. 그 때문에 거리두기로 생기는 문제점도 많다. 이런 현실에서 지켜야 할 수칙은 불편을 넘어서 생활의 궁핍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렇지만 누구나 겪는 일이다.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이 터널을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자명해진다. 현재의 불편과 부족을 감수함으로써 잃어버린 일상 되찾기는 시일이 단축된다. 또한 역병의 주범인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일은 정부의 몫이 아니다. 함께 겪는 고통인 만큼 함께 극복하려는 의지가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장세련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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