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했던 유년기의 동심을 회복하자
작품에 공기정화 필터 설치
공해·환경문제 되새기게해

▲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에 거대한 공기정화필터를 옮겨 놓은 한진수 작가의 작품 ‘Dust catcher’.
태화강국가정원의 푸르른 잔디와 언뜻 보색처럼 보이는 작품이 눈에 띈다. 멀리서 바라보면 전시 안내를 위한 설치물인가 싶지만 가까이 와 살펴보면 독특한 색깔에 층위가 있는 평면을 기울여 세워놓은 설치 작품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다.

한진수 작가의 ‘Dust catcher’는 철골과 실제 우리 실생활에서 공기청정기, 청소기 등에 사용되는 헤파필터를 이용해 작품의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우레탄 페인트를 입혀 완성한 작품이다. 작가는 거대한 공기정화 필터를 야외에 설치하고, 점차 오염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공해와 관련한 환경문제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한진수 작가는 여러 연작을 통해 조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특별한 자취를 만들어왔다. 산업사회의 모든 소재를 활용해 유연한 작품 세계를 보여왔으며, 특히 가변적인 물체인 액체를 활용해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극대화한다. 작가는 순수했던 유년기의 동심을 회복하자는 뜻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물질적 보상으로 연결된 현대미술에 대한 일부 자본주의적 시각에 대해 부드러운 여운을 통해 비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서정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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