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매개로 자연과 인간 내밀한 대화
감정의 흐름 색으로 치환
천막 위에 드로잉해 표현

▲ 태화강국가정원 한가운데 다양한 색채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끄는 유성훈 작가의 작품 ‘세계의 피라미드-인류의 커튼’.
태화강국가정원 철새공원 야외전시장 한가운데 난데없이 거대한 건축비계가 자리하고 있다. 밖에서 보기에는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은 깨끗한 천막으로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작품 안으로 들어가 살펴보면, 한쪽 면에는 환율의 추이가 표현된 그래프가 자리하고 있고, 또 다른 면에는 기축통화의 역사에 관한 내용이 담겨 세개의 천막이 삼각형 형태로 세워져 있다. 작가는 작품 속 여러 가지 지표를 통해 표현되는 인간의 감정의 흐름을 색으로 치환해 천막 위에 드로잉으로 표현했다.

유성훈 작가는 영화감독인 동시에 조각가이자 설치미술가다. 이번 작품은 자연의 커튼과 인식의 커튼이라는 주제를 자연과 인간과의 내밀한 대화로 구성했다. 작가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인해 ‘왜 이런 상황이 역사에서 반복될까’라고 질문하면서 세계의 정치, 경제, 역사를 되짚어보게 됐다.

인류가 만든 가장 견고한 구조체로 손꼽히는 피라미드처럼 역사 속에는 권력과 자본이 중심에 있다고 보고 현재 우리는 어디에 있으며, 다가올 미래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생각하며 이 작품을 구상했다.

서정혜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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