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일부 영역에는 비타민 B군이 없어 해양 생태계의 기초가 되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자라지 않는다는 오래 된 가설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3일 보도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과 하와이 주립대 연구진은 첨단 분석기법을 이용, 바다에서 비타민 B군이 존재하지 않는 ‘사막’을 찾아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과 증식을 제한하는 새로운 요인의 발견을 의미하는 것이다.
 흔히 비타민 B로 불려 온 비타민 B군은 세포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기화합물로 일반적으로 바닷물에 녹아 있지만 이런 성분 함량이 낮은 영역에서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성장과 증식이 억제되는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우리 연구의 중요한 성과는 5대 B군 비타민의 농도가 지역에 따라 매우 다르며 각기 다른 발생원과 저장소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미생물 집단의 공생에서 강력한 경쟁에 이르기까지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동물성 플랑크톤의 먹이가 됨으로써 먹이사슬의 기저부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또다른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기법으로 바닷물 표본을 농축한 뒤 질량 분광계로 분석, 미지의 화합물을 찾아내고 양을 측정했다.
 이들은 전세계 과학자들이 이 분야의 연구를 앞당길 수 있도록 자신들이 개발한 새 기법을 PNAS에 공개하면서 “적절한 장비만 갖추면 누구나 이런 연구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바다의 영역마다 비타민 B군의 함량이 크게 달라지는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내고 식물성 플랑크톤의 이상증식을 일으키는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다음 연구 과제라고 밝혔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주기적으로 ‘블룸’이라고 불리는 이상증식 현상을 일으키는데 일부 플랑크톤이 독성을 생산하면 블룸 전체가 독성을 띠는 이른바 ‘적조’(赤藻)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식물성 플랑크톤의 이상 증식에는 수온과 햇빛, 양분이 모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 학자들은 비타민 B7과 B12가 이런 현상을 촉발한다고 추정해 왔다.
 연구진은 “이 분야의 연구 역사가 10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각종 조류 이상증식의 원인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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