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주택에 몰래 들어와 거실의 여 주인을 공격한 굶주린 야생 쿠거(퓨마)가 애완견의 반격으로 퇴치돼 화제가 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CBC방송에 따르면 지난 25일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남동쪽 트레일 시의 한 주택에 쿠거가 침입해 여주인 앤지 프라임(35)을 덮쳤으나 소파에 있던 애완견이 뛰어들어 주인을 구했다.
 프라임은 주말인 이날 저녁 거실 소파에서 남편과 통화한 뒤 집에서 기르는 애완견 3마리를 산책시킬 채비를 하던 중 이상한 기척을 느꼈다. 그리고 집안을 살피다 이내 실내 구석에 웅크린 쿠거 한 마리를 발견했다.
 쿠거는 저녁나절 어두운 시간 방충문이 열린 현관을 통해 집안에 들어와 먹잇감을 찾고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프라임은 소스라치게 놀랐으나 쿠거와 서로 눈을 마주친 채 꼼짝하지 못했다. 순간 쿠거가 공격에 나섰다. 그는 재빨리 방어자세를 취했지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손과 발로 얼굴을 가리는 데 불과했다.
 프라임이 쿠거의 덩치를 당할 수는 없었다. 그는 122㎝의 키에 몸무게가 36㎏밖에 되지 않는 왜소한 체구였다.
 반면 쿠거는 고양이과 동물 가운데 네 번째로 큰 덩치를 갖고 있으며 평균 몸무게가 100㎏이 넘는다.
 프라임을 덮친 쿠거의 발톱은 순식간에 그의 허벅지를 세 군데나 파고들어 상처를 냈고 프라임은 비명을 질렀다.
 프라임은 “내 몸에 비해 쿠거는 큰 덩치였다”며 “순간적으로 도망갈 시간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이때 소파에 앉아있던 보더콜리(양치기 개의 일종)종 애완견이 현장에 뛰어들었다. 개가 프라임을 공격하는 데 열중하는 쿠거의 등 위로 달려들자 쿠거는 놀라 집 밖으로 도망쳤다.
 이웃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쿠거 수색에 나서 사흘만에 문제의 쿠거를 찾아 사살했다.
 상처는 가벼웠지만 놀란 가슴은 며칠이 가도 쉽게 진정되지 않았다. 프라임은 “현실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공포스러운 순간이었다”며 “목숨을 구해준 나의 충견이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절대 현관문을 열어놓지 않겠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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