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의 정보 당국 수장이 수도 베이루트 중심가에서 일어난 차량 폭탄 테러로 사망했다.
 19일(현지시간) 베이루트 동부의 중심가에서 대형 차량폭탄 폭발사고가 발생, 최소한 8명이 숨지고 80여명이 다쳤다고 레바논 관영 뉴스통신사가 보도했다.
 보안 소식통들은 이날 오후 학교가 끝나 혼잡한 시간에 기독교인이 주로 왕래하는 사신 광장 인근의 한 건물 밖에 세워진 차량이 폭발했다고 밝혔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정보 당국 수장인 위삼 알 하산은 2005년 발생한 전 레바논 총리의 암살 과정에 시리아와 헤즈볼라가 연루됐는지 조사해왔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목격자들은 차량이 폭발하는 순간 인근의 많은 건물이 흔들리고 시민들이 한꺼번에 거리로 쏟아져나왔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아직 배후가 누구인지 밝혀지지 않았으나 시리아 내전으로 충돌이 빈발하는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서 테러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레바논의 이슬람교도는 시리아 현 정권을 지지하는 쪽과 반정부군을 지지하는 쪽으로 갈려 있다.
  사드 알-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는 퓨처 TV와 인터뷰에서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가 배후라고 지목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하리리 총리의 아버지인 라피크 하리리 전 총리의 암살에 연계됐다는 의혹이 있다.
 사건 직후 레바논 수니파 이슬람교도가 거리로 나와 타이어를 불태우는 등 항의 시위를 벌였다.
 야당은 폭탄 테러에 대한 책임을 물어 나지브 미카티 총리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베이루트는 지난 2008년에 미군 외교관 차량 폭발사건으로 3명이 숨진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베이루트에서 발생한 명백한 테러 행위를 가장 강력한 단어로 규탄한다”면서 “이런 폭력행위는 절대 정당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레바논 정국이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정치인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UN) 안보리도 역시 강한 비난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으며 바티칸도 “레바논 평화를 유지하려는 노력에 반하는 행위이며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영국 정부는 세계적 주목을 받는 사건이 벌어지고 나면 서구 반대 시위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시위대나 사람들이 모여 있는 근처에는 다가가지 말라고 레바논을 여행하는 영국 국민에게 경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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